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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 of Duty

NOW(現)/Etc. 2009.02.05 21:51
대학 1학년 시절, 집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있는데 아버지께서 던진 한 마디, "네가 지금 그러고 있을때냐?"
그 말 한 마디는 적어도 작년까지 나로 하여금 게임을 하지 않도록 만들어 주었다. 고작해봐야 테트리스나 프리셀, 지뢰찾기 등 그냥 잠깐 잠깐 하고 마는 것들이 전부였다. 물론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일종의 반항심도 들었고 왜 못하게 하나 싶기도 했지만 나중에 나는 그런 말을 해주신 아버지께 감사했고 존경했다.

그런데... 새해가 밝고 나이도 한살 더 먹고 아빠라는 호칭도 갖게 되었는데 불구하고 나는 우연히 접한 게임, "Call of Duty"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한 지 일주일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구글 리더에 등록해놓은 그로커님의 블로그에 올라온 포스트를 읽고 왜 하필이면 이런 때 이런 글이 눈에 띄는 걸까 싶었다.
그리고 그 포스트에 달린 댓글을 따라가보니 또 다른 게임에 대한 포스트... 그 게임은 참 독특했다. 과연 어떤 사람들이 그 게임을 할지 모르지만 무엇을 느꼈을까? 어쩌다 우연히 새로운 게임을 찾다가 그 게임을 한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여전히 또 다른 새로운 게임을 찾고 있을까? 아니면 게임과는 동떨어진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을까?
이렇게 하루, 이틀, 사흘, 일주일, 한달, 두달, 석달, 반년, 일년 흘러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게임 속의 주인공처럼 늙어 있을텐데 그 때는 마우스를 움직이는 것조차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싶다.

늦바람이 무섭다는 이야기가 있다. 뒤늦게 회사 후배들로부터 알게된 "레인보우 식스", 답답한 그래픽과 단조로운 미션에 아쉬움을 느껴 같은 장르의 게임을 찾다가 알게된 "Call of Duty", 과연 끝을 봐야 그만 둘테인가?

솔직히 게임을 하다보면 무서운 느낌이 들때가 종종 있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걸까? 게임 속에 있는 수많은 적들을 총으로 갈겨대면서 과연 나는 어떤 희열을 느끼고 있는 걸까? 도대체 어떤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서 이러고 있는 걸까? 스스로 자문하면서도 게임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게임 속의 나는 총을 맞아 죽어도, 수류탄에 전사해도 또 다시 시작한다. 저장된 시점부터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내가 다시 돌아가고 싶어도 특정 시점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한번 죽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리고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게임을 하다가 죽을 수도 있다. 게임 속의 주인공이 죽어도 안타까운데 현실에서 죽는다는 생각을 하니 매우 끔찍하다.

게임의 제목을 가만히 생각해본다. "Call of Duty" 나는 누구로부터 어떤 부름을 받았는가? 내 인생에 있어서 내가 수행해야 하는 미션은 무엇인가? 그리고 진정 나의 적은 누구 또는 무엇인가? 어쩌면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 자신은 아닐까? 게으른 나, 놀고 싶어하는 나, 더 자고 싶어하고, 게임을 하고 싶어하는 나, 물론 쉬어야 할 때도 있고, 놀아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좋지 않은 법이다. 적당히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게임을 통해, 블로그를 통해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너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어쩌면 잠시 두뇌의 휴식을 위해서 또는 게임이 아니면 대화 조차 할 수 없는 세대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적당히 게임을 즐기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적은 항상 자신이 적이라고 밝히고 다가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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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예빛그리움™
Yebit's Ye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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