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에 해당하는 글 2건

적어도 최소한 3년은 머물리라고 생각했던 회사였다.
나름대로 작년 12월 면접볼 때만해도 이곳에서 뭔가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만큼 가능성이 많은 곳이라고 생각했고 기대가 컷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했다.

여러가지 구조적인 문제와 현상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당장 눈 앞에 있는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밀고 나가는 사업주와 말없이 따라가는 간부급 직원들을 이해하기에는 나의 짧은 사회생활로서는 터무니 없이 부족했다. 나는 내 분야에 대해서 좀 더 배워야 할 필요가 있었고 더 나은 멘토가 필요했다. 그러나 직장 속에 그런 기회와 존재가 부재했고 결국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어쩌면 먼 훗날 오늘을 추억할 때 후회하게 되지는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할 것이다.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서도 혹시 나중에 내가 사업을 하게 된다면 아마 지난 1년간의 경험은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만난 사람들은 잊지 못할 게 분명하다. 나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든 안 나눴든 간에 나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았고 느꼈기 때문이다. 앞으로 또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일들을 하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역시 또 나는 실망하게 될 것을 알면서도 기대를 한다.
좀 더 열심히 할 걸이라는 후회가 마음 한 켠에 들면서도 또 다른 한 켠에는 후련함과 홀가분함이 자리잡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맑은 날, 흐린 날, 비오는 날, 눈오는 날...
2호선 지하철 역에서 내리자 마자 뛰어왔던 길과 청계천, 피아노 거리, 계원빌딩, 주차장, 엘리베이터, 화장실, 옥상, 사무실... 어느 곳 하나 정들지 않은 곳이 없다. 먼 훗날 흐려진 영상처럼 떠오르게 될 그곳들을 떠올릴 때마다 눈 앞이 흐려진다.


트랙백  0 , 댓글 하나 달렸습니다.
장장 만 4년 8개월만에 나의 첫 직장을 그만뒀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는 오늘까지 일했던 회사가 아니었으면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가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자의든 타의든 간에 더 열심히 하지 못했던 것, 좀 더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 회사 사정이 좀 더 나아졌을 때 그만둘 수 없었던 것 등등 열거하기엔 너무 피곤할 정도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느낀 것은 사실이다. 만 2년 동안의 S사 파견근무, 그리고 만 2년 동안 7개의 프로젝트, 그 가운데 두 번의 해외여행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도 제공해주었고 그에 보답하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하기는 했다. 하지만 공을 들인 만큼 효율이 나질 않았다. 내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장점들을 발휘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주지 못했다. 그래서 안타깝다.

솔직히 언제까지 개발자, 더구나 웹 개발자로 일할 수 있을지 나도 예측할 수 없다. 길어야 3년? 한국의 IT상황을 볼 때 아무리 길어도 앞으로 5년을 더 웹 개발을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지만 늦어도 앞으로 3년 안에는 그 이후에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고민해야만 하고 준비해야만 한다. 물론 이미 많이 늦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절대 여기서 멈춰서는 안된다. 누가 대학원을 가고 누가 창업을 하며 누가 연봉 얼마를 받든 간에 더이상 남들과 비교할 때가 아니다. 남들이 가는 길을 바라보며 마냥 부러워할게 아니라 내가 가야할 길을 찾아야 할 뿐이다. 막연하게나마 그동안 꿈꿔왔던 일을 현실에 나타나게 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회사를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 어쩌면 진작 그랬어야만 했다. 그 놈의 정이 뭔지ㅠ.ㅠ

퇴사를 축하하기 위해 예전에 함께 일했던 사람을 오랜만에 만났다. 아직도 여전히 그 세계에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약간의 부러움을 느낀 것은 솔직한 심정이다. 그의 말대로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지금 나의 모습은 어땠을까? 하지만 나는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선택했고 그로 인해서 그동안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물론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어딜 가든 100% 만족이란 없으니깐 그나마 만족한다. 앞으로 갈 곳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또 다른 어려움이 있을 것이고 견디고 견디다 못해 그만 두게 될 날이 오게 될 것이다. 아니면 정말 하고 싶은 다른 일을 하게 되든지 말이다.

앞으로 닥치게 될 여러 난관을 과연 어떻게 극복할런지 기대가 된다.

트랙백  0 , 댓글  3개가 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