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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스킨을 변경했다. 지저분한 것들을 숨기고 깔끔한 스킨을 골랐다. 100%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외관에 신경 쓸 여력이 없기에 가장 심플한 것으로 선택했다. 더구나 스마트폰에서 보기 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브런치로 옮길까도 생각해봤지만, 왠지 거기에서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게 될 거 같아서 다시 욕망을 잠재웠다. 지금 인스타그램와 연동되어 있는 텀블러로 옮기는 것도 고민해봤지만, 기존에 쓴 글들을 옮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에 결국 사진과 글을 분리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스킨을 바꾸면서 과거에 만들었던 카테고리를 보니 다시 서평과 영화평, 아니 평이라기 보다는 감상문을 써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이나 영화, 미디어 등을 전공하지 않은 비전문가로서 비평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될 뿐 아니라 전문적인 지식의 한계도 느꼈었고, 큰 의미가 없는 거 같아서 꽤 오랜 동안 쓰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냥 읽고 보고 흘려보내기에는 뭔가 아쉬움도 있고, 그냥 주관적인 느낌이나 감상을 적는 것은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렇게라도 글을 써야 늘지 않을까 싶다.

과거와 다르게 검색환경이 예전보다 지능적으로 변했기에 어디에 내 글들이 노출될지 알 수 없고, 비전문가가 남긴 평으로 자칫 팬들에게 돌을 맞는 일이 생길 수도 있기에 매우 조심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는 옛말도 있고,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 때문에 주저하다가 더 좋은 것을 놓치지 말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설마 욕을 담을 만큼 개쓰레기 같은 책이나 영화 등을 보진 않을 테니까 말이다. 설사 그런 것을 접하더라도 굳이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그만이니 말이다.

가장 최근에 읽은 책과 본 영화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과연 어떤 호응이 있을지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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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그네

NOW(現)/Books 2010.09.10 13:45
숨그네 (양장) - 10점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문학동네

중학교 시절 독일인의 사랑(막스 뮐러) 이후에 독일 소설은 처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중간에 몇몇 작품들을 접했는지도 모르지만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없는 듯 하다.

독일 문학에 관심이 많고 헤르타 뮐러라는 작가에 대해서 알던 사람이라면 모를까 아마도 작가보다는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이 책을 고르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그랬다. 적어도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라면 실망하지는 않겠지라는 생각 내지는 선입견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문학상 수상작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문학적인 가치는 높겠지만 일반 대중들이 읽기에는 조금은 버겁다는 것을 각오해야만 한다. 아마도 그런 각오가 없이는 선뜻 돈을 주고 사서 보기는 쉽지 않다는 생각이다.

한동안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소설들만 읽어온 탓인지 아니면 영상에 길들여져서 상상력이 그만큼 받쳐주지 못해서인지 생각만큼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중간에 포기할 정도였다. 끝까지 책장을 다 넘기기는 했으나 여전히 찜찜한 것은 중간중간 거의 스쳐지나치듯이 넘어간 부분들이 맘에 걸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초반에 주인공이 동성애자이며 수용소에서의 삶에 관련된 내용이란 것을 알았을 때에
솔직히 그만둘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헤트타 밀러의 어휘 선택과 표현력에 훔뻑 빠졌기 때문이었다. 물론 번역서를 읽었기 때문에 독일어 원문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이미 노벨문학상 심사위원들의 검증을 거친 것이므로 그에 대해서는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소설 전반에 걸쳐서 수용소의 분위기가 감돈다. 배고픔과 추위, 그 가운데 작업과 노동, 그리고 함께 갇힌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얼마나 비참한지 느껴지지 않을 수가 없다. 가고 싶지 않은 그곳 하지만 가야만 하는 현실, 어쩌면 현재 살고 있는 일상도 유사한 공통점이 없지 않다고 생각된다.

안타깝게도 후기에 대해서 길게 적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읽는데 너무 오래 걸렸고 읽는 순간순간 떠오른 생각들이나 감정들을 그때그때 기록해두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하나도 남아있지가 않다. 궁금하다면 읽어보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 이와 같은 작품들을 같이 읽고 토론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면 참 좋겠다. 수용소에 갇혔다가 다시 집에 돌아온 레오의 마음을 사람마다 어떻게 다르게 느낄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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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

NOW(現)/Books 2010.02.01 17:33
당신 없는 나는? - 10점
기욤 뮈소 지음, 허지은 옮김/밝은세상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 10점
기욤 뮈소 지음, 김남주 옮김/밝은세상

2010년을 맞이해서 첫 포스팅이 독서 후기인 것이 나름 기대스럽다. 물론 예전만큼 디테일한 독서 후기를 적기엔 여러가지로 장애 요인들이 많긴 하지만서도 최소한 월 1회 포스팅을 하겠다던 연초 작심이 이미 무너져버렸기 때문에 2월 첫날인 오늘 포스팅을 아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국내 번역본 출간 순서대로 보면 2006년 <구해줘>(윤미연 역), 2007년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전미연 역), 2007년 <사랑하기 때문에>(전미연 역) 3부작에 이어서 2008년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김남주 역), 그리고 작년 2009년 말 <당신 없는 나는?>(허지은 역)을 발간해온 기욤 뮈소라는 프랑스 소설 작가의 작품들은 나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전 그의 작품에 대한 포스팅에도 언급했다시피 그의 작품들은 마치 영화 한편을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면서도 작품 중간 중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밑줄을 긋거나 노트에 옮겨적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글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러나 도저히 작품의 흐름을 끊을 수 없어서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는 게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소설 속에 담긴 서스펜스와 스릴, 그리고 로맨스와 얽히고 섥힌 인간 관계를 통해 상처받고 치유받고 이해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을 조금이나마 키울 수 있지 않은가 싶다. 물론 자칫 가벼워보일 수도 있겠으나 적어도 나에게는 TV를 포기하고 그만한 시간을 투자해서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

사실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는 꽤 오래전에 책을 사두고 읽지 않다가 이번에 <당신 없는 나는?>을 읽고 난 후에 다시 손에 들게 되었는데 전작들에서 느껴졌던 공통점들이 가장 최근작에서는 조금 감추어져서 그의 작품이 한층 더 성숙하게 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프랑스 원어로 이 소설을 읽는다면 과연 어떤 느낌일지 궁금한데... 작가는 남성인 반면에 번역자들이 모두 여성인 것을 보았을 때 그의 글은 남성 번역가들보다는 아무래도 여성 번역가들에 의해서 번역될 때 그 빛을 발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프랑스 소설 남성 번역가들이 여성 번역가들에 비해서 그 수가 적거나 아니면 더 번역이 깔끔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저 그런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한동안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소설 작품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그의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된다.
책의 내용이나 줄거리 등에 대해서는 이미 온라인 서점이나 각종 매체들을 통해서 접할 수 있으므로 이만 줄일까 싶다. 어쩌면 책의 내용 중에 밑줄이나 발췌하고자 했던 것들을 모아서 다시 포스팅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과연 가능할런지... 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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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NOW(現)/Books 2009.09.22 17:36
1Q84 1 - 10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문학동네
1Q84 2 - 10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문학동네

책을 읽고 나면 항상 후기를 올려야 한다는 일종의 압박을 스스로에게 주곤 한다. 아니 어쩌면 후기를 써야한다는 의무감에 책을 읽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물론 한동안 그 의무감을 잊은채 책을 멀리했던 것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런 나에게 다시 책을 집어들어 책장을 넘기도록 했다.

상실의 시대를 읽고난 이후로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닥 호감을 주지 못하는 작가로 분류되어 버렸다. 그 이유인즉, 작품 전반에 깔린 허무주의가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이번 작품에서도 상실, 공백 등 무언가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탈출할 수 없는 독방에 갇혀진 느낌이랄까, 주인공들의 삶이 너무 우울하고 외롭고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 등장하는 작은 에피소드들을 엮어내는 기술은 정말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시간과 여건만 된다면 아마 책을 놓지 않고 계속 읽었을 게 분명하다. 이번 작품은 마치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자들의 도시>를 떠오르게 했고, 이외수의 <괴물>을 떠오르게 했다. 비슷하다라기 보다는 무언가 현실의 문제를 적절하게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든다. 따라서, 다분히 철학적이다. 물론 조금은 지리하게도 느껴질 수 있는 부분들이 없지 않아 있기도 하다. 그에 비해서 결말은 흐지부지 끝내버린 거 같은 아쉬움을 준다. 어쩌면 그게 이번에 그의 작품에서 주고자 하는 매력인지도 모르겠다.

암튼 이전의 상실의 시대만 놓고 비교해봤을 때 결말은 허무로 끝나지 않는다. 더나은 미래를 암시한다. 물론 그것을 독자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린 거겠지만 그렇게 받아들이고 싶다. 그래야 아오마메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 때문이다. 비록 그들의 만남은 아오마메의 바램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음악이나 식물과 동물들, 어느 것 하나도 아무런 개연성이 없이 등장시키지 않는 치밀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어떤 의미로 등장시키고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까지도 파고 들자면 들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만한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아마도 그렇게까지 작품을 분석할 줄 알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작품 속에 사용된 음악이나 소품들이 적잖이 작품을 접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불러 일으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그 사람들은 그것들이 어떤 의미로 사용되어졌는지 고민을 해볼까 싶기도 하다.

혹시라도 이 작품이 영화화된다면 어떻게 묘사될까 궁금한 부분들이 있다.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자들의 도시>의 영화를 아직 보지 않은 것은 글로써 상상할 수 있었던 이미지들이 손상될까 싶어서였다. 어쩌면 손상이라기 보다는 비교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지금은 1984년도, 1Q84년도 아닌 2009년이다. 그리고 달이 하나인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소설 속의 주인공들처럼 현실과는 다르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2Q09년에서 사는 사람들, 과연 어느 쪽에 사는 것이 옳고 그른 것일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사는 것이 진짜일까? 갈수록 사람들은 이런 철학적인 문제를 고민하지 않고 있다. 어쩌면 시간낭비일 수도 있는 문제들... 그러나 한 번쯤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설명해주지 않으면 모른다는 것은 설명해줘도 모르는 거야.
작품 속에서 덴고가 아버지를 만났을 때 아버지가 한 말이다. 그 이후로 계속 반복해서 등장하는 문장 중에 하나인데 하루키가 작품을 통해 강조하고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세상을 살다보면 설명해줘도 알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설명해주지 않아서 모르는게 아니라 고민하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모르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 그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건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상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그것은 독자가 고민해야할 몫이란 뜻이 아닐까 싶다.

좋은 작품이기는 하나 그저 단순히 읽어버리기에는 너무나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한편의 스릴러와 공포영화를 본 듯한 느낌을 가질 수도 있고 때문에 기분이 나빠질 수도 있는 작품이다. 때문에
이 책을 누군가에게 읽어보라고 추천하기는 좀 주저하게 된다. 하지만 읽는다는 것을 만류하지는 않을 것 같다. 자칫 정신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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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밍 인 코드 - 10점
스콧 로젠버그 지음, 황대산 옮김/에이콘출판

드디어 다 읽었다. 지난 1월 에이콘출판사 블로그에서 진행된 이벤트에 참여해서 받은 이 책에는 역자 황대산 님께서 직접 사인을 해주셨다. 그러고 보니 황대산 님에게 사인 받은 책이 루비온레일즈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 받은 책을 포함해서 두 권이 되었다.

나름대로 큰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사실 읽기가 쉽지 않았다. 그 이유는 출퇴근 지하철에서 밖에 책을 읽기 어려운 개인적인 상황도 있었지만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읽더라도 엄청난 집중력을 끌어내서 페이지를 넘기게 하는 소설책과는 다르게 이 책은 페이지가 잘 넘어가질 않았던 이유도 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설명들이 때론 이야기의 흐름을 끊어지게 만드는 부분도 있었고 이미 결말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시작해서 그런지, 그리고 초반부터 그런 암시가 있어서 그런지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 일반 소설과는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 책을 IT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 읽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서 구구절절 상세한 설명을 겻들이기는 하였으나 그러기엔 너무 재미가 없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 책이 프로젝트 관리자나 개발자들에게는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방법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할 수 있는 일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이제 막 IT 프로젝트 등에 발을 들여놓은 개발자는 기본이고 기획자나 디자이너도 읽어보면 좋을 내용으로 가득하다.

챈들러 프로젝트에 대해서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참여해온 프로젝트와 비교해봤을 때 많은 차이점이 있지만 전혀 공감하지 못할 만큼은 아니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 또한 챈들러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더 답답하고 때론 짜증도 나고 왜 이러는가 싶은 마음도 들고 그랬던 것 같다. 그러나 나 역시 챈들러 프로젝트에 투입되었었다면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책을 읽으면서 여러군데 밑줄을 그어놓고 나중에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다시 읽어보니 여기에 옮길 만큼 딱히 와닿는 내용이 눈에 띄지 않는데 그나마 거의 끝 마무리 부분에 나왔던 이야기를 옮겨본다.

언제가 됐든 실제 세계에서 뭔가 유용한 것을 만들어내려면, 프로그래머들은 그들만의 동굴에서 나와 외부인과 소통해야만 한다. (중략) 즉, 소프트웨어의 근본적인 어려움은 인간의 자유 의지와 예측 불가능성이 기술의 진전에 미치는 영향에 있다. (중략) 사람은 프로그래밍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는 상상력이 아무리 뛰어난 프로그래머라도 결코 예측하지 못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항상 프로그래머의 상상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원한다. - p.414 에필로그 중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는 일정과 사람이다. 때론 기술이나 도구가 포함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최신 기술과 도구를 사용한다고 해도 프로젝트는 제대로 수행되지 않을 수 있다. 바로 일정과 사람 때문에... 일정과 사람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원활한 의사소통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항상 열린 마음과 열린 사고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벤트 선물로 받은 책이므로 더 좋은 서평 내지는 후기를 적어야 해야한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그러기엔 너무 부족한 느낌이다. 기회가 되면 나중에 원서로 다시 도전해보고 싶기도 하다. 어떻게 다른지 좀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물론 번역이 안 좋았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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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 10점
마크 해던 지음, 유은영 옮김/문학수첩리틀북스

이런 기나긴 제목의 책을 읽어본 적이 있던가 싶다. 제목만 보고 정말 궁금해서 집어 들었는데 매우 흥미로운 성장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다. 물론 원서로 읽었기 때문에 결말까지 도달하는데 정말 오래 걸렸다. 하지만 이전에 읽었던 더 로드(The Road)에 비해서는 빨리 읽은 편에 속한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크리스토퍼는 독특한 친구이다. 어쩌면 매우 까다롭지만 반면에 매우 똑똑하다. 어느 날 이웃 집의 개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추적하다보니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주의깊게 관찰하고 배워가고 알아가고 성장해간다.

결국 이웃 집의 개를 죽인 것이 아버지인 것을 알게되고 또 어머니가 집을 나간 것을 죽었다고 말하고 그동안 어머니로부터 온 편지들을 모아놓은 것을 발견한 그는 아버지가 자신도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머니를 찾아 집을 떠나게 된다.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어머니를 만나서 어머니와 함께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와의 관계도 다시 회복되어지는 것으로 끝을 맺게 된다.

소설 속의 주인공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사뭇 색다르다. 그의 용기와 처절한 몸부림은 지금 나에겐 없는 것이여서 더욱 그렇다. 누군가는 그의 그런 모습을 일종의 장애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아무리 장애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장애가 있는 사람 못지 않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기 때문이기도 하다.

참고로 이 소설은 중학교 수준의 영어 실력이면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을 듯 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읽기 위해서는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결말에 대한 궁금증만 유지한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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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밍 인 코드 - 10점
스콧 로젠버그 지음, 황대산 옮김/에이콘출판

결국 또 공짜로 책을 받기 위한 포스팅을 하게 된다. 훔... 그래도 이런 이벤트라도 있어야 포스팅을 하게 되니 다행이지 않나 싶기도 하다.

암튼... 2009년을 맞이하면서 드리밍 인 코드의 번역본 출간은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1년을 넘게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느껴온 일종의 답답함과 갈급함이 이 책으로 말미암아 말끔히 씻겨내려가지는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2009년이면 어느덧 개발자로서 7년차를 맞이하게 된다. 앞으로도 더 계속 개발을 하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PL 또는 PM의 역할을 수행해야하는 현실에 맞딱뜨리게 되었다. 이제는 더이상 코드 속에서 꾸던 꿈을 깨고 그 꿈을 현실 속에서 실현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 싶다. 이런 나에게 이 책은 얼마만큼의 신선함을 안겨줄런지 싶다. 솔직히 그동안 소프트웨어 관련 외서들의 번역본을 읽을 때마다 느꼈던 일종의 문화적 또는 환경적 괴리감을 또다시 느끼게 되는건 아닌지 우려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다하더라도 꼭 읽어보고 싶고 또 읽어야만 하는 책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사실 그동안 프로젝트를 수행해오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자본과 시간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가의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이런 문제는 어떤 책을 봐도 정답을 가르쳐주는 경우는 없다. 결국 경험 또는 누군가의 힘의 개입이나 작용에 의해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과연 이 책에서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다루고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하지 않을까 싶다.

황대산 님의 번역도 얼마나 잘 되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나 역시 언젠가 외서를 번역해보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이벤트에 당첨이 되서 공짜로 책을 받든 사서 책을 읽든 빨리 읽어보고 싶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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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 이벤트 당첨으로 인해 받은 책과 역자 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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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말 것 다섯가지

첫째, 원망하지 말라
둘째, 자책하지 말라
셋째, 상황을 인정하라 
넷째, 궁상을 부리지 마라
다섯째, 조급해 하지 마라


해야할 다섯 가지

첫째, 자신을 바로 알라
둘째, 희망을 품어라
셋째, 용기를 내라
넷째, 책을 읽어라
다섯째, 성공한 모습을 상상하고 행동하라

정확한 출처는 알 수 없지만 노랑티코님의 블로그에 올라온 포스트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이제 30대 중반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왜 아직도 하지말 것을 하고 해야할 것은 안하고 있는지 짧은 시간 고민해보려고 한다.

하지말 것과 해야할 것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아직도 그런 기준조차 없다는 게 심각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꿈이란게 있다면 분명히 그런 기준이 존재해야 할텐데 말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나는 부모님이 사주신 한국전래동화랑 세계명작동화를 읽고 자랐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는 세계문학전집과 셜록홈즈단편선을 읽으면서 자랐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지나면서 일명 중고교 필독서라는 목록에 있는 고전들을 읽으면서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에 와서도 수많은 기독교 서적과 교양서적들을 읽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만큼 책을 읽지 못한다. 일단 책을 읽을 수 있는 절대시간을 확보하는 게 쉽지가 않다. 그래도 틈만 나면 책을 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블로그에 서평 같지 않은 서평을 남기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게 되곤 한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있게 되었는데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었다면 이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더 나은 나"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은 아직 모르겠다. 아마도 현재 나의 모습 속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아예 없거나 보완되어진 모습을 기대하는 것일텐데... 지나온 시간들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바꿀 수 없으니깐 하지만 앞으로의 시간들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좀 더 나은 나"가 되기 위해서 하지말 것과 해야할 것을 구분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죽기 전에 내 이름이 박힌 책을 출판하는 게 꿈이라면 꿈일진대 그러기 위해서 지금 내가 하지말 것과 해야할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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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NOW(現)/Books 2008.07.11 08:39
스타일 - 8점
백영옥 지음/위즈덤하우스

서점에서 1억원 고료 세계일보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책띠를 보고 궁금한 마음에 집어 들었다가 저자 소개를 보고 가만히 내려놓았었다. 하지만 결국 궁금증을 못 참고 알라딘에서 주문하고야 말았고 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마지막 저자의 글까지 읽게 되었다.

글쎄 1억원짜리 가치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정도가 1억원이라면 왠지 내가 생각하는 1억원이라는 돈의 가치가 조금 저평가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다. 물론 글을 쓴 사람 입장에서는 자신의 글이 1억원 정도로 평가되는 것에 대해서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서도 말이다.

3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나로서는 솔직히 유행이나 최신 스타일에 대해서 그닥 민감하지 못하다. 그저 나만의 스타일로 너무 촌티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을 따름이다. 책에 나오는 명품 브랜드명에 대해서도 나는 잘 모르고 그다지 알고 싶지도 않다. 알면 갖고 싶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인간의 내면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 뿐이라는 것이었다. 또한 인간의 내면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욕심 또한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하지만 책 속의 주인공 이서정 스타일은 절대 내 스타일은 아니다. 그녀가 스키니 진을 입지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그닥 끌리지는 않는다. 그냥 나는 그들을 지켜볼 뿐이었다.

과연 이 책이 달콤한 나의 도시(정이현, 문학과지성사)처럼 드라마화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전혀 불가능해 보이진 않는다. 솔직히 달콤한 나의 도시가 드라마화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기 때문에 스타일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나는 아래와 같은 표현들을 읽으면서 약간의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묘사나 표현력은 결코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한없이 부러울 따름이다.
나는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달궈진 프라이팬 위에 쏟아진 기름처럼 햇볕이 강 위에서 뜨겁게 들끓었다. 지글거리는 강물 위로 멀리 아지랑이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게 보였다. 저 강물에 손을 담그면 손가락 열 개가 모두 다 델 것 같다. 나는 고개를 돌리고 주먹을 꼭 쥐었다. - p.51
나는 창가 의자에 앉았다. 열어 놓은 창문으로 알싸한 로즈마리 냄새가 밀려들어 왔다. 아스파라거스와 향긋한 냉이 냄새가 몽글몽글하게 섞여 공기 중에 떠다녔다. 나른한 봄이 정지해 묵직한 마룻바닥 밑에 고여 있었다. 눈을 감으면 발끝에서부터 올라오는 봄 향기가 느껴졌다. 이 딱딱한 마룻바닥을 탁탁, 조금만 구르면 그 소리에 밑바닥 가득 뿌려져 있던 씨앗들이 금세 꽃망울을 터뜨리며 올라올 것 같다. 나는 먼지 뭉치처럼 가벼운 꽃가루들이 흩날려 콧등 위에 뿌옇게 가라앉는 상상을 했다. - p.122
그는 끝까지 다 먹는 걸 지켜보겠다는 듯 내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손으로 두꺼운 그릇을 받아 들었다. 백합국에서 풍겨 나오는 향긋한 바다 냄새는 따뜻했다. 눈을 감고 긴 머리를 풀어 내린 채, 6월에 부는 바닷바람을 맞는 것 같다. 나는 숟가락 가득 국물을 담아 입 안에 넣었따. 냉랭했던 가슴이 훈훈해졌다. 포근한 함박눈 내리는 추운 겨울 따뜻한 담요에 발가락을 집어 넣은 것 같았다. - p.250
간만에 읽은 소설책은 새삼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시절에 가졌던 꿈도 기억나게 했다. 포기해버렸던 그 꿈을 과연 이룰 수 있을까 싶지만 아직 포기하기에는 너무 젊다는 생각이다. 다시 도전해보려고 한다. 나만의 스타일을 찾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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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멜 팝콘

NOW(現)/Books 2008.06.26 09:48
캐러멜 팝콘 - 10점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은행나무

CGV에서 영화 볼 때 팝콘을 먹게 되면 항상 달콤한 맛을 주문하게 된다. 언제부턴가 나도 모르게 중독이 된 것 같다. 하지만 캐러멜 팝콘만 먹으면 너무 달아서 쉽게 질려버리고 만다. 근데
이 책은 제목과는 다르게 캐러멜 팝콘처럼 달콤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다. 그리고 쉽게 질리지도 않는다.

처형이 빌려줘서 읽게된 이 책은 내가 처음 읽는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이었다. 다 읽는데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은 듯 하다. 역시 소설은 다른 장르의 책에 비해서 책장이 빨리 넘어간다. 어쩌면 요시다 슈이치의 원작을 제대로 우리말로 옮긴 이영미 번역가의 노고탓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쨌든 요시다 슈이치의 다른 작품을 읽어볼까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데 성공했다는 생각이다.

신도 레이, 오지 나오즈미, 오지 게이코, 오지 고이치, 이렇게 네 명의 인물 각각의 시각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이하게도 이 소설은 어떤 클라이막스라는 부분이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평탄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책을 손에서 놓기 아쉽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는 게 중요하다. 어쩌면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들이 전부 그런 것은 아닐까 궁금하기도 하다.

네 명은 각각 나름대로 고민하는 그 무엇이 있는데
신도 레이는 일하는 것에 있어서, 오지 나오즈미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에 대해서, 오지 게이코는 남편 모르게 만나는 옛남자에 대해서, 고이치는 친구 다나베에 대해서 봄, 여름, 가을, 겨울마다 달라지는 그들의 생각을 엿보는 재미가 나름 쏠쏠하다. 마지막 부분에 게이코가 고이치에게 자신이 없다고 하니깐 고이치 역시 자신 없다고 하는 부분에서 이 소설 전반적으로 자신감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러고 보니 나 역시도 자신없는 부분이 많다. 물론 신앙생활을 함으로써 많이 회복되어 지금의 모습까지 왔지만 여전히 과거에 사로잡혀 자신감을 저당잡힌 부분이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극복해내지 않으면 결국 발전은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감 내지 자존감의 회복은 나의 노력으로 되는 것도 시간이 흐른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철저하게 나의 존재에 대한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 하는데 있다고 본다.

간만에 좋은 소설 한 편을 읽도록 기회를 준 처형과 처형을 만나게 해준 아내에게 고맙다. 무엇보다 이런 소중한 관계를 맺도록 해주신 그분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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