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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포럼에서 열린 시사회를 다녀왔다. 아침 출근 길 지하철 입구에서 무료배포하는 신문마다 영화에 대한 기사들이 실렸다. 박찬욱 감독의 작품인데다 임수정, 정지훈(비)의 출연으로 영화에 대한 궁금증이 엄청나게 증폭되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본 느낌은 잠시 꿈 꾸다가 깨어난 것 같다. 그리고 감독이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너무 깊이 생각해선 안될 것 같다. 그랬다간 영화 속의 주인공들처럼 정신병원에 가기에 딱 좋기 때문이다.
임수정의 연기는 정말 놀랍다. 물론 다른 배역을 맡은 배우들도 마찬가지였지만 임수정의 연기가 가장 탁월했다는 생각이다. 연기자는 그렇게 변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지훈도 가수라는 선입견이 없다면 아니 가수이면서도 그렇게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은 타고난 끼가 아니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다.
내 나름대로 해석하기에는 이 영화의 주제는 사랑이다. 할머니에 대한 사랑, 어머니에 대한 사랑, 그리고 남녀 간의 사랑... 영군(임수정)을 향한 일순(정지훈)의 사랑은 정말 눈물이 날 정도다. '싸이보그지만 밥 먹어도 괜찮아'라고 말하는 일순의 대사와 영군이 밥을 먹을 수 있도록 고쳐주고 평생 A/S 해준다는 장면, 서로 다른 독방 하지만 바로 옆방에 갇힌 두 사람의 종이컵 대화랑 정지훈의 노래 등 한동안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영군과 일순의 키스 장면... 정말 1분 넘었을까? 두 사람의 키스 장면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쩝~ 처음부터 마지막 무지개까지 한 순간도 시선을 놓칠 수 없었다. 물론 마지막에 사람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아쉬움이 담긴 소리를 나는 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끝난 게 너무 다행이다 싶었다.
영화 속에서 영군은 싸이보그로서 해서는 안 될 일곱 가지 규칙을 이야기 한다.
0. 동정심 1. 설레임 2. 슬픔에 잠기는 것 3. 죄책감 4. 망설임 5. 쓸데없는 공상 6. 감사함
싸이보그에게 있어서 나쁜 것 순으로 나열된 이것들은 갈수록 사람들 사이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이 아닌가 싶다. 할머니를 데려간 하얀맨들을 죽이려는 영군의 존재의 목적에 대해서 할머니는 뭐라고 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할머니의 입모양을 따라해서 적은 존재의 목적은 정말 상상초월이다.
과연 대중들에게 이 영화는 어떤 반응을 불러 일으킬지 궁금하다. 영화에 사용된 특수효과들은 마치 SF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부족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감독의 기발한 상상력에 만점백배를 주고 싶다.
필름포럼은 예전에 허리우드 극장이었는데 이름만 바뀌고 달라진 건 없는 듯 하다. 이젠 그런 개봉관이 낯설게 느껴질 뿐이다. 옛추억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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