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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 PC방을 나와서
모래시계 공원으로 가는 길에 다시 정동진 앞바다를 지나 갔다.
또 다시 올 일이 있을까 싶어서 한참을 걸었다.
바위에 부딪쳐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내 마음까지 몰려오는 듯 했다.

사진열기..

모래시계 공원은 역시나 기대에 못 미쳤다.
모래시계에 비해서 공원이 너무 작은 게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모래시계가 정말 제대로 동작하는 건지 궁금했다.
아랫쪽에 모래가 많이 쌓이고 윗쪽에는 얼마 없는 것을 보니
2006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이 양으로서 눈에 보이는 게 무섭기도 했다.
2006년에서 2007년으로 해가 바뀌는 날에 공원 가득히 사람들이 모여서
모래시계가 돌아가는 것을 지켜볼 것을 상상해 보았다.

이제 마지막으로 썬크루즈 리조트로 향했다.
혹시 올라가는 쉬운 길이 없을까 찾아보았지만
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간다는 것은 무리다 싶었다.
아마 걸어서 올라가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거길 왜 걸어서 올라가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쩝~
딱히 할 말이 없지만서도 그냥 오기로 걸어 갔다.
차 없이도 여행할 수 있다는 일종의 시위인 동시에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장료 5,000원을 징수해야 했다.
일반 관람객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조각공원, 전망대, 에디슨 박물관 등이었다.

조각 공원에 세워진 각각의 조형물들은 나름대로 신경을 쓴 느낌이었다.
특히 태양을 향해 세워진 흰색의 거대한 손 석조물은
혹시나 그 아래에 거대한 석상이 묻혀져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사진열기..

마치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 한 낭떠러지가 보이는 테라스는
사람들이 걸어다닐 때마다 진동이 느껴져서 가슴이 서늘했다.
쉽게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몹시 불안하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고소 공포증이 있는 나로서는 아파 불안감이 더 심하게 느껴진 것 같다.
그곳을 아이들은 겁도 없이 마구 뛰어다니는 모습이
한 편 부럽기도 하면서도 마치 살얼음판 위에서 뛰는 것 같아 조마조마했다.

썬크루즈 내부는 그다지였다.
차라리 한화리조트가 더 나은 듯 하다. 한화리조트랑 비교하는 게 좀 억지스러울까?
일반실이 80,000원이고 디럭스가 150,000원이라고 적혀있는 현수막을
올라오는 길에 봤던 걸로 봤을 때 아침에 해뜨는 일몰을 볼 수 있는 것외에는
그다지 가격대비 편안함이 덜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정동진 역 바로 앞에 있는 민박이나 모텔들과 비교해서는 안되겠지만서도
그 돈이면 4일 동안 숙박할 수 있으니 너무 차이가 많이 난다.
그리고 썬크루즈 같은 곳에서 숙박하는 사람들의 수준과 다르니깐 그렇겠지만서도 아쉽다.

에디슨 박물관은 장소와는 좀 걸맞지 않은 듯한 느낌이지만
작은 배 안에 꾸며놓아 정동진을 찾는 이들에게
바다 이외의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면에서는 괜찮은 듯 하다.

내려올 때는 도저히 걸어내려올 엄두가 나질 않아서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고
바로 강릉으로 향했다.
강릉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동해 가는 버스를 타고 동해로 향했다.
동해에 도착해서 묵호등대를 찾아갔다.

안타깝게도 현재 보수공사 중이라 안에 들어갈 수가 없었고
옛날과는 많이 달라져서 옛날의 추억을 떠올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아파트도 많이 생기고 길도 생겨서 너무 좋아진 것 같았다.
물론 사는 사람들은 여전하겠지만 말이다.
어쨋든 계획보다 일찍 집으로 왔다.
도저히 밤까지 할 일이 없어서 말이다.

서울까지 오는 버스 안에서 거의 시체처럼 잠들었다.
솔직히 난 살찐 사람에 대해서 불만이 없었다.
당사자들이 불편할 뿐이지 내가 불편한 일은 없으니 말이다.
근데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계속 나를 밀어대서 중간 중간 깨느라 몹시 불편했다.
우등 버스가 아니라 일반 고속 버스여서 옆자리가 가까이 붙어 있는 관계로
거의 깔리고 밀리고 해서 왔다. 살찐 사람 때문에 불편해보기는 정말 처음이었다.
모든 좌석이 만석이라 자리를 옮길 형편도 되질 않았다.
내가 너무 민감한 건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 글쎄 잘 모르겠다.

집 떠나면 고생이란 말이 있다.
비록 차도 많고 사람도 많고 모든 게 빨리 빨리 진행되는 서울이지만
그래도 가끔 오는 서울이 아니라 매일 매일 살아가야 하는 서울이어서 그런지 가장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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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계획도 없이 휴가를 내놓고는
급작스럽게 계획을 세우다보니
식상하게도 정동진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식상할런지 모르지만 적어도 내게는 새로운 경험이다.
어쨌든 지금 정동진역 앞에 있는 유일한  PC방 아틀란티스 PC방에서 글을 남긴다.
오전 내내 걸었더니 다리가 아파서 큰일이다.
오후에 돌아다녀야 할 곳이 한 두군데가 아닌데...

오늘 일정은 이랬다.
오전 4시 정동진 도착
오전 7시 일출 목격
오전 8시 아침식사(토스트&커피) 및 안인진 도착
오전 9시 안보 등산로 삼우봉 점령
오전 11시 정동진 도착
오전 12시 점심식사(솔밭식당-명태찌게백반)
오후 1시 모래시계 공원 관람
오후 2시 썬크루즈 리조트 콘도 관람
오후 4시 묵호항 도착
오후 5시 묵호 등대 점령
오후 7시 묵호항 저녁식사(횟집)
오후 9시 동해역 도착
오후 10시 청량리행 열차 승차
오전 4시 청량리 도착
오전 6시 집 도착

매우 빡빡한 일정이다.
정동진까지 오는 열차 안에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몹시 피곤하다.
차가 없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데...
한 시간에 두대밖에 안오니 버스 기다리다간 시간 다 버릴 거 같아서
걸어 다니려고 했는데 역시나 무리가 아닌가 싶다.
이러다간  PC방에서 잠들어 버릴 거 같다.ㅋ
어딘가 가서 한 30분 눈을 좀 붙여야 할 듯 싶다.

날씨가 흐린 탓에 일출 광경은 기대만큼 멋지지 못했다.
구름에 가려서 아침해의 온전한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진 일출을 보고 있노라니
여기까지 온 보람이 없어지는 거 같아서 좀 아쉬웠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사진 좀 찍어달라고 부탁하는일도 쉽지만은 않다.
너무 추워서 손이 얼어붙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사진열기..


그러나 꿋꿋이 솟아오르는 아침해를 디카에 담았고
파도소리를 내 아이오디오에 녹음했다.




잠시 편의점(패밀리마트)에 들려서 손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음료를 좀 마시면서
버스를 기다렸다. 안인진에서 안보 등산로를 타야 했기 때문이다.
오전 8시반으로 기억된다. 숨가쁘게 삼우봉에 도달했는데...
산 위에서 바다를 보는 느낌은 신선함을 뛰어 넘어서 가히 충격적이었다.
안보 등산로라는 이름은 예전에 간첩들이 이 등산로를 따라 들어왔었던 것이 그 유래라고 한다.
어쨌든 등산로에서 만난 사람은 딱 두 사람...
혼자서 산 속을 걷는 걸 절대 좋아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다시 돌아가느니 차라리 앞으로 전진 뿐이었으니 말이다.
삼우봉에서 내려다 보이는 동해바다의 절경은 올라오면서 느꼈던 괴로움을 모두 잊게 해주었다.
삼우봉에서 괘방산과 청학산을 거쳐서 정동진에 다시 돌아와야 했는데...
괘방산을 지난 다음부터 길을 잘못 들어서 결국은 국도를 따라 마치 국토순례하듯이 걸어야 했다.

사진열기..

다리가 끊어질 듯이 아프지만 배고픔이 모든 아픔을 잊게 해주었다.
인터넷에서 알아본 봐로는 정동진 역전에 있는 음식점들은 죄다 비추천이라고 해서
정동 농협 근처의 '솔밭식당'이라고 명태찜 전문 식당에 들어가서 명태찌게백반을 먹었다.
약간 짜면서도 매운 듯 하지만 고향의 맛이라고 할까?
다른 곳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일단 맛있었다.

자~ 이제는 모래시계공원과 썬크루즈 리조트를 방문할 차례다.
지금 예정에 있던 묵호등대를 꼭 가봐야 하는지 갈등 중이다.
솔직히 많이 지쳤다.
하지만 언제 또 오겠는가 생각하면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박카스나 하나 마시고 또 갈 길을 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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