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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기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서글픈 일인지 모른다.

비가 억수로 내리던 어느 날 아침, 한 승객이 버스에 올라타서 어디에 앉을까 고민하는 찰나 운전기사는 빨리 앉으라고 소리를 지른다. 앉을 자리를 찾아 고민하던 승객은 앉을라고 하는데 왜 소리를 지르냐며 따진다. 시간에 맞춰 버스를 운행해야 하는 운전기사 입장에서는 마음이 급했고, 승객은 어느 자리에 앉아야 비에 젖은 몸이 편하게 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느라 망설일 수 밖에 없었다.

각자 서로의 입장이 있는 것이다. 승객의 입장에서는 조금만 기다려줘도 되는 거였고 굳이 소리를 지를 필요까지는 없었다. 운전기사의 입장에서는 일단 아무 자리나 앉고 나서 불편하면 신호대기시나 다음 정거장에서 자리를 옮기면 되는 거였다. 이토록 생각과 마음이 다른 것이 사람이고 대부분이 상대방을 배려하기 보다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상대방이 얄미운 것이다.

운전기사가 바닥이 미끄러우니 자리에 앉으면 출발하겠다는 마음으로 기다려주었다면 어땠을까, 승객은 시간에 맞춰 버스를 운행해야하는 운전기사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렸다면 어땠을까. 그러나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각자 상대의 입장에 있어보지 않으면 이런 헤아림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누가 잘했고 잘못했고를 따지기 전에 상황을 이해하고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이미 기분이 나쁜 상황에서는 결국 누군가 먼저 사과하기 전까지는 관계 회복은 불가능하다.

비가 억수로 내리던 어느 날 아침 출근길의 풍경은 그닥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버스는 운행하고 있고, 승객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깊은 잠에 빠져있다. 서로에게 기분 좋은 말로 시작할 수 있었던 하루의 시작을 망친 그들이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없으니 부디 남은 오늘 하루동안은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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