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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턴트

NOW(現)/Books 2010.09.14 09:32
컨설턴트 - 8점
임성순 지음/은행나무

이 책 역시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을 보고 선택했다. 벌써 6회째임에도 국내에 그런 문학상이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만큼 문학계나 수상작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솔직히 문단에 등단하는 일도 일종의 학연이나 지연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편견 탓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기만...

이 책은 꽤 오래전에 사놓고 조금 읽다가 잠시 덮어두었다가 다시 손에 든 책인데 어떤 책이든 읽혀지는 순간, 때가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밑줄을 긋고 싶은 부분들이 있기는 했지만 소설이라는 장르 탓인지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흐름이 깨질까 싶어 그럴 여유를 갖지 못했다.

언뜻 제목만 보면 보험 설계사 내지는 금융 컨설턴트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초반부에 구조조정에 대한 이야기를 필두로 하여 주인공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궁금증을 자아내도록 유도한다. 책의 커버에 쓰여진 여러 수식어들만큼 잘 쓰여졌다고 말할 수는 없을 듯 하다. 읽으면서 저자의 종교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끝까지 읽고 났을 때 어떤 희망을 갖기보다는 절망적이란 생각이 들도록 하여 결국은 종교가 답이다라는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찌되었든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현재 갖고 싶어하는 것들이나 이미 가진 것들, 소유한 것들을 얻기 위해서 나름 정당한 댓가를 지불한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그 제품을 공급하는데 있어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사실 알 도리는 없지만 안다고 해도 과연 그것을 피해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국 누군가의 희생과 죽음에 일조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다.
알게 모르게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가는 일에 조금이나마 동참하고 기여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과연 생각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성경에서는 마음 속에 누군가에 대한 미워하는 마음만 품어도 살인한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결국 어떤 인간도 죄인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누군가의 살인에 일조했고 그래서 원하는 것을 얻었다면 과연 그것에 대해서 하나님은 책임을 물으실까? 남들이 다 그렇게 하니깐 어쩔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을 것이다. 다른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노력을 해서 얻었든 노력하지 않았는데 주어졌든 간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리고 원치 않게 전쟁과 가난과 기근 속에서 버티내거나 죽어가는 사람들을 기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중간 중간 조금은 지루한 듯한 이야기들이 삽입된 것처럼 느껴지는데 어쩌면 작가가 무언가 암시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고있는지도 모르겠다만 거기까지 닿기에는 독서력의 한계를 절감했다.
어떤 블로거들처럼 길고 보다 깊이있는 후기를 적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만한 실력이 없다. 어쩌면 계발을 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강한 동기부여가 없다는 핑계로 적당히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조금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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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NOW(現)/Books 2006.12.27 01:21
공중그네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은행나무

왜 이제야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른 걸까? 분명히 2005년 1월에 초판이 발행되었는데 말이다. 2004년에 일본 제131회 나오키상을 수상하고 이듬해인 2005년 초에 국내 초판이 나왔는데 국내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은 올해부터라는 이야기다. 아마도 네이버, 교보문고 네티즌 선정 올해의 책, 책따세 추천 '청소년 권장도서' 선정, 책을만드는사람들 선정 올해의 베스트셀러라는 꼬리표가 뒤늦게 붙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만큼 검증의 시간이 필요했던 걸까? 솔직히 읽어보면 당장 베스트셀러에 오를 수도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다. 결국은 초판이 출판되었던 당시 홍보가 잘 안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뒤늦게서야 베스트셀러가 되는 바람에 나도 읽어보게 되었다. 오랜만에 읽은 일본소설이다. 솔직히 일본 소설을 기피하게 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등장인물의 이름 때문이다. 이 소설도 읽으면서 얼마나 짜증이 났는지 모른다. 하지만 도저히 중간에 집어 던질 수가 없었다. 왜냐면 정신과 의사 이라부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이라부 종합병원을 찾아온 다섯 명의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야쿠자 중간보스, 공중곡예사, 의사, 야구 선수, 그리고 여류 소설 작가 이렇게 다섯 명의 사람들이 각각 그동안 자신들이 해오던 일을 제대로 못하게 되어서 이라부를 찾아오게 되고 이라부에게 된통 당하고 나서는 결국 치료가 되어버리는 신기한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이라부가 한 거라고는 그저 환자들에게 비타민 주사라는 것을 처방하는게 다가 아니다. 환자들이 갖고 있는 독특한 세계에 같이 뛰어 들어감으로써 환자들 스스로 문제의 해결점을 찾게 만드는 엄청난 치료법을 갖고 있는 의사이다. 이라부와 같은 친구가 주변에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정말 사는 게 즐거울 것이다. 물론 조금은 피곤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거의 매일 반복되는 일상 가운데 가끔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

책에 등장하는 다섯 명의 사람들을 보면서 혹시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자주 접하는 물건이나 사람들에게서 나도 모르게 공포심, 적개심, 강박증 등을 느끼고 있지는 않은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해서 안달하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하게 되었다.

정작 토해내야 할 감정들을 쌓아두고 있으니까, 위 속에 든 음식이 대신 나와버리는 거잖아. 강박증도 그 연장선상이지. 한밤중에 베란다에 서서 허공에 대고 다른 사람 욕이라도 실컷 떠들어보면 어때?
- '여류작가' 중에서

올해 초부터 나도 가끔씩 헛구역질을 할 때가 종종 있다.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기도 했지만 스트레스로 인해 위 벽이 헐었다는 진단만 받았을 뿐이다. 여류작가와 비슷한 창작 스트레스는 아닌가 싶기도 하다.

누군가 직원이 새로오면 괜히 내 위치가 위태로워지진 않을까 걱정하고 괜시리 나도 모르게 견제하게 되는 나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마치 '3루수'에 등장했던 야구 선수처럼 말이다.

뭐, 고민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닐 테니 연습이나 하자.
- '3루수' 중에서

나에겐 이런 태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아무리 고민한들 시간이 흘러야 해결되는 문제에 대해서 미리 고민하느라 정신적, 육체적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것이다. 차라리 그 시간에 연습을 하면 그나마 정신적으로는 덜 피곤할텐데 말이다.

요즘 영어공부를 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성격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말하고 싶지 않아도 말을 해야만 한다. 그래야 영어를 잘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솔직히 하루에 몇 마디를 하는지 모르겠다. 정말 말이 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한데도 불구하고 말할 상대가 없어서 말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혼잣말이라도 해야만 한다. 출퇴근길에 말이다. 암튼... 이라부 같은 사람이 옆에 있으면 말하기 싫어도 말을 하게 될 것만 같다. 아니면 아예 내가 이라부처럼 되던가... 아마 다들 미쳤다고 하겠지만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단 하루라도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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