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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 10점
마크 해던 지음, 유은영 옮김/문학수첩리틀북스

이런 기나긴 제목의 책을 읽어본 적이 있던가 싶다. 제목만 보고 정말 궁금해서 집어 들었는데 매우 흥미로운 성장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다. 물론 원서로 읽었기 때문에 결말까지 도달하는데 정말 오래 걸렸다. 하지만 이전에 읽었던 더 로드(The Road)에 비해서는 빨리 읽은 편에 속한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크리스토퍼는 독특한 친구이다. 어쩌면 매우 까다롭지만 반면에 매우 똑똑하다. 어느 날 이웃 집의 개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추적하다보니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주의깊게 관찰하고 배워가고 알아가고 성장해간다.

결국 이웃 집의 개를 죽인 것이 아버지인 것을 알게되고 또 어머니가 집을 나간 것을 죽었다고 말하고 그동안 어머니로부터 온 편지들을 모아놓은 것을 발견한 그는 아버지가 자신도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머니를 찾아 집을 떠나게 된다.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어머니를 만나서 어머니와 함께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와의 관계도 다시 회복되어지는 것으로 끝을 맺게 된다.

소설 속의 주인공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사뭇 색다르다. 그의 용기와 처절한 몸부림은 지금 나에겐 없는 것이여서 더욱 그렇다. 누군가는 그의 그런 모습을 일종의 장애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아무리 장애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장애가 있는 사람 못지 않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기 때문이기도 하다.

참고로 이 소설은 중학교 수준의 영어 실력이면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을 듯 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읽기 위해서는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결말에 대한 궁금증만 유지한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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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oad

NOW(現)/Books 2008.10.12 23:57
The Road (Mass Market Paperback) - 10점
코맥 매카시 지음/Vintage

드디어 다 읽고 말았다. 3개월은 족히 걸린 듯 하다. 번역서로 읽었다면 아마 1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책이란 원서든 번역서든 관계 없이 독자로 하여금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물론 형편없는 영어 독해 실력으로 인해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문장도, 단락도 많았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중간에 포기할 수는 없었다.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도록 독자를 붙들어 놓는 마력이 있는 작품임에 틀림이 없다.

퓰리처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회색빛이다.
책을 펼칠 때마다 머리 속에는 마치 사람들만 컬러이고 모든 배경은 흑백인 영상 필름이 재생되게 된다. 그 영상 안에는 이름 모를 아버지와 그의 이름 모를 아들이 길을 걸어가고 있다.

아버지는 자신과 아들을 위해서 이기적일 수 밖에 없고 아들은 그 반대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동정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 아버지와 아들은 티격태격하면서 길을 걷는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 안에도 똑같은 양상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때론 이기적이고 남주기 싫어하면서도 가끔은 한없이 베풀고 싶어지는 마음 말이다.
소설 속의 아버지와 아들이 느꼈던 수많은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다.

소설 속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걸어가고 있는 세상은 모두 다 타버린 그래서 재만 남은 세상이지만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다 타버려서 재가 되어버릴 세상, 그 세상 속을 아둥바둥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의 단편적인 모습을 소설 속에 투영해서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그런지 소설 속의 아버지와 아들이 결코 낯설지 않고 이해가 된다. 그리고 마치 나와 동화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마지막이 궁금했지만 마지막을 알면 더이상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것 같아서 꿈 참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 읽지 않은, 하지만 읽으려고 주저하고 있는 독자들을 위해서 마지막을 기록하고 싶지는 않다. 결말을 알고 읽는 것은 모르고 읽는 거랑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단지 흥미를 위해서 읽기엔 너무나도 철학적이고 생각할 거리를 수도 없이 많이 던져주는 작품이다. 주제 사라마구의 <눈 먼 자들의 도시>에서 느낄 수 있었던 극한의 상황에 처한 인간의 처절한 몸부림 등을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이 소설을 영어로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같은 의미의 단어도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다는 것인데 글을 쓰거나 말을 하거나 단어를 많이 아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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