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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일명 '우행시'라는 줄임말로 불리는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송해성 감독, 강동원/이나영 주연, 2006)은 공지영씨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원작 소설이 베스트셀러였음에도 불구하고 읽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그다지 끌리지가 않아서 였을 것이다. 억지 눈물을 쥐어 짜게 만드는 내용일까봐서 말이다. 어쩌면 일종의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영화를 봐서는 내 예상이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영화 역시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나마 다른 불치병 영화와는 색다른 무언가가 있었음을 인정한다.

이런 나에 대해서 감정이 메마른게 아니냐고 할런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눈물이 쏟아지지 않을 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사형 집행 장소로 끌려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사형 집행 장소에서 마지막 유언을 남기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은 아마도 그 사형수를 용서하지 못하는 피해자이거나 그에 상응하는 상처를 입은 자가 아닐까 싶다. 더구나 주인공은 다른 사람의 죄까지 스스로 뒤집어 쓰고 약간 억울한 면이 없지 않게 사형 선고를 당했으니 말이다.

원작자나 영화 감독은 과연 무엇을 이야기 하려고 했던 것일까? 자살? 사형제도? 양심? 용서? 사랑?

어린 시절 아픈 사건으로 인해 어머니를 용서 못하고 자살하려는 한 여자(이나영), 가난했던 과거와 사랑했던 여자의 자궁외 임신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사고를 칠 수 밖에 없어서 사형 선고를 받은 한 남자(강동원), 그들만의 행복한 시간을 엿보는 재미는 정말 눈물 겨웠다. 하지만 죽으려고 안간힘을 쓰던 둘 중에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살아남는다. 처음부터 예고되었던 결말인데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특히나 여성 관객들은 훌쩍대고 만다.

'살고 싶어졌다'는 남자 주인공의 대사는 정말로 가슴이 아프다. 사랑이라는 것은 그토록 죽고 싶어했던 사람을 살고 싶어지도록 만드는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강동원, 이나영이라는 배우 덕분에 영화는 더 애절하게 느껴지고 관객들로 하여금 그들의 행복한 시간이 부럽게 만든다.

사형제도에 대한 찬반 논란을 하고 싶지는 않다.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이 사형제도 아래서 죽어가고 있지만 진정 그들이 살 권리마저 박탈 당할 만큼 큰 죄를 지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걸 제대로 해야할 책임이 재판관들에게 있고 그런 법률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들이 잘못된 판단과 기준으로 법을 만들고 그런 법을 집행한다면 그들 역시 같은 댓가를 치루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은 공평하신 분이기 때문이다. 마치 내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법치국가에서 살고 있는 국민으로서 나한테도 전혀 책임이 없지는 않다고 생각된다. 매우 소극적이지만 올바른 법이 만들어지고 집행되도록 기도하는 방법 밖에는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없는 듯 하다.

쩝~ 영화 한 편이 이런 주제까지 이야기 하도록 만든다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과연 나에게 있어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언제일까? 그분을 만나는 시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일주일에 하루 몇 시간만으로는 너무 부족하다. 그 시간을 늘려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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