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에 해당하는 글 3건

마돈나

NOW(現)/Books 2008.05.19 11:40
마돈나 - 10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정숙경 옮김/북스토리

이 책에서는 공중그네랑 면장선거에 등장했던 이라부 선생은 나오지 않는다. 대신 주인공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이라부 선생처럼 과격하거나 상식을 벗어나지 않고 주인공들은 알아서 극복한다. 그래서 더 친근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일본이라는 문화적인 차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30대 중반을 넘어 과장급에 있는 사람, 특히 남자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이야기 다섯 편이 실려있다.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은 읽으면 읽을수록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대충 감이 잡힐 정도로 단순하지만 계속 읽을 수 밖에 없는
독특한 마력 내지는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현실과 괴리감이 느껴질 만큼 비일상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지도 않고 흔히 부딪힐 수 있는 문제와 그만의 해결책을 은근히 제시하고 있다.

책을 다 읽어 갈 즈음 그의 신작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사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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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장선거

NOW(現)/Books 2007.06.14 15:28
면장 선거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은행나무
공중그네 이후로 오랜만에 소설을 읽은 것 같다. 회사일이랑 영어공부에다가 운동까지 병행하다 보니 책 읽을 시간을 내는 게 결코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출퇴근길에 하던 영어공부를 포기하게끔 만든 책이 있어서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면장선거는 오쿠다 히데오의 최신작이고 공중그네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공중그네에서는 야쿠자 중간보스, 공중곡예사, 의사, 야구선수, 작가들이 이라부의 환자였는데 면장선거에서도 그 대상이 이전만큼이나 독특하다. 구단주, 안퐁맨, 여배우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독특한 방법으로 치료(?)해낸다.

읽으면서도 느낀 거지만 현존하는 사람들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마지막 옮긴이의 말을 읽으면서 역시 그랬구나 하게 된다.

마지막 중편에 속하는 면장선거에서는 현실에는 정말 있을 수 없는 매우 과장된 면장선거를 하는 섬으로 이라부가 파견을 가면서 일어난 일들을 담고 있다.

그동안 이라부는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왔었는데 면장선거에서는 본인 스스로가 문제에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이라부 역시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결국 세상은 어느 누구도 혼자서 살 수 없는 것이다.

암튼 이라부가 너무 친근해져 버렸다. 마치 지금 어디선가 누군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만 같다. 그를 찾아가고 싶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수많은 고민들로부터 헤어나올 수 있도록 말이다. 다양한 계층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해주고 그로 말미암아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오쿠다 히데오의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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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NOW(現)/Books 2006.12.27 01:21
공중그네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은행나무

왜 이제야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른 걸까? 분명히 2005년 1월에 초판이 발행되었는데 말이다. 2004년에 일본 제131회 나오키상을 수상하고 이듬해인 2005년 초에 국내 초판이 나왔는데 국내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은 올해부터라는 이야기다. 아마도 네이버, 교보문고 네티즌 선정 올해의 책, 책따세 추천 '청소년 권장도서' 선정, 책을만드는사람들 선정 올해의 베스트셀러라는 꼬리표가 뒤늦게 붙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만큼 검증의 시간이 필요했던 걸까? 솔직히 읽어보면 당장 베스트셀러에 오를 수도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다. 결국은 초판이 출판되었던 당시 홍보가 잘 안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뒤늦게서야 베스트셀러가 되는 바람에 나도 읽어보게 되었다. 오랜만에 읽은 일본소설이다. 솔직히 일본 소설을 기피하게 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등장인물의 이름 때문이다. 이 소설도 읽으면서 얼마나 짜증이 났는지 모른다. 하지만 도저히 중간에 집어 던질 수가 없었다. 왜냐면 정신과 의사 이라부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이라부 종합병원을 찾아온 다섯 명의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야쿠자 중간보스, 공중곡예사, 의사, 야구 선수, 그리고 여류 소설 작가 이렇게 다섯 명의 사람들이 각각 그동안 자신들이 해오던 일을 제대로 못하게 되어서 이라부를 찾아오게 되고 이라부에게 된통 당하고 나서는 결국 치료가 되어버리는 신기한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이라부가 한 거라고는 그저 환자들에게 비타민 주사라는 것을 처방하는게 다가 아니다. 환자들이 갖고 있는 독특한 세계에 같이 뛰어 들어감으로써 환자들 스스로 문제의 해결점을 찾게 만드는 엄청난 치료법을 갖고 있는 의사이다. 이라부와 같은 친구가 주변에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정말 사는 게 즐거울 것이다. 물론 조금은 피곤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거의 매일 반복되는 일상 가운데 가끔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

책에 등장하는 다섯 명의 사람들을 보면서 혹시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자주 접하는 물건이나 사람들에게서 나도 모르게 공포심, 적개심, 강박증 등을 느끼고 있지는 않은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해서 안달하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하게 되었다.

정작 토해내야 할 감정들을 쌓아두고 있으니까, 위 속에 든 음식이 대신 나와버리는 거잖아. 강박증도 그 연장선상이지. 한밤중에 베란다에 서서 허공에 대고 다른 사람 욕이라도 실컷 떠들어보면 어때?
- '여류작가' 중에서

올해 초부터 나도 가끔씩 헛구역질을 할 때가 종종 있다.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기도 했지만 스트레스로 인해 위 벽이 헐었다는 진단만 받았을 뿐이다. 여류작가와 비슷한 창작 스트레스는 아닌가 싶기도 하다.

누군가 직원이 새로오면 괜히 내 위치가 위태로워지진 않을까 걱정하고 괜시리 나도 모르게 견제하게 되는 나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마치 '3루수'에 등장했던 야구 선수처럼 말이다.

뭐, 고민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닐 테니 연습이나 하자.
- '3루수' 중에서

나에겐 이런 태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아무리 고민한들 시간이 흘러야 해결되는 문제에 대해서 미리 고민하느라 정신적, 육체적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것이다. 차라리 그 시간에 연습을 하면 그나마 정신적으로는 덜 피곤할텐데 말이다.

요즘 영어공부를 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성격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말하고 싶지 않아도 말을 해야만 한다. 그래야 영어를 잘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솔직히 하루에 몇 마디를 하는지 모르겠다. 정말 말이 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한데도 불구하고 말할 상대가 없어서 말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혼잣말이라도 해야만 한다. 출퇴근길에 말이다. 암튼... 이라부 같은 사람이 옆에 있으면 말하기 싫어도 말을 하게 될 것만 같다. 아니면 아예 내가 이라부처럼 되던가... 아마 다들 미쳤다고 하겠지만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단 하루라도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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