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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PLANT(植)/Opinion 2018.05.02 13:47

주말을 포함하면 4일이지만 주말은 원래 쉬는 날이니 제외하고 2일 동안 일을 쉬었다. 그런데 왠지 더 피곤한 것 같다. 비가 와서 더 그런지, 점심을 먹고 와서 소화시키느라 그런지, 온 몸이 축 쳐지고 계속 의자 깊숙히 들어가고 싶어진다. 약 30분 눈을 붙였으나 그닥 효과가 없다. 

해야할 일이 있지만 잠시 미루고 잠도 깰 겸 글을 좀 쓸까 한다. 분명 이 글을 다 쓰기 전에 몇 번이나 방해를 받을테지만 말이다.

봄비라는 제목의 글을 언젠가 썼던 것 같았는데, 검색해보니 없다. 너무 흔한 제목이라 있을 법도 한데 말이다. 창문을 열어 놓으니 빗줄기가 나뭇잎에 부딪히며 나는 소리가 듣기 좋다.

지난 주엔 역사적인 사건도 있었고 덕분에 내 생일이 묻혔으나 그 역사적인 사건은 누가 해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졌다. 결국 잘한 일인지 아닌지는 시간이 흘러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사건이 한국사 말고 세계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당사자들이 함부로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가깝거나 먼 미래에 살아갈 후대에 또 다르게 재해석되고 재평가 될 것이 분명하다. 현재의 평가가 그리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역사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역사를 제대로 아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이다. 역사를 해석하는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 의해 해석된 역사를 아느냐에 따라 다르게 알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오늘 내리는 비를 봄비라고 해석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조금 이른 여름비라고 해석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물론 이런 해석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뭐가 옳든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역사는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을 살 수도 있기에 매우 중요하다.

다수의 의견 또는 소수의 의견이 항상 옳다고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중립이 옳다고도 할 수 없다. 어쨌거나 내가 자라오면서 배워온 역사관이 옳은지에 대해서 의심하지 않는 한 그에 따라 역사를 바랄 볼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전쟁을 직접 경험했던 세대에게 있어서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그 마음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절대 무시하거나 가볍게 취급해서는 안된다.

이쯤에서 과연 이 글을 어떻게 마무리 할까 고민이 되기 시작한다. 갑자기 휴일과 피로와 졸음과 봄비 그리고 역사가 뒤죽박죽 섞인 것이 지금 살고 있는 현실이 아닌가 싶다.

다음에서 검색하다가 우연히 접속한 방문자 외에 다른 아는 사람 중에는 내가 이곳에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연히 접속한 방문자를 비롯해서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도 그냥 미안할 따름이다. 그닥 영양가 있는 정보를 전달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도 아닌 것이 우주 상에 떠돌아 다니는 우주 먼지 쓰레기와 같은 글들을 접하고는 얼굴을 찌푸렸을 것 같아서 말이다. 부디 욕은 마음 속으로만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기분이 더 나빠질 게 분명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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