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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너무 무관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깊이 반성해야할 것 같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 느낀 점은 바로 그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물론 영화 속에서도 말하듯이 내가 관심을 갖는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과연 제대로 사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시에라 레옹이라는 나라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수많은 어린 아이들이 고통 가운데서 죽어가고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정말 영화를 보면서 나 자신이 얼마나 싫었는지 모른다. 그들은 그렇게 죽어가는 데 나는 무엇을 하며 살고 있냐는 말이다.

그저 한 달에 한 번 봉사활동 하는 것으로 마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한 것처럼 생각하고 그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만족해 한다. 멀리 아프리카가 아니더라도 저 북한 땅에서 굶어 죽어가고 있는 나의 민족들에 대해서 과연 나는 얼마나 아파하고 있는지 새삼 반성하게 된다.

내가 갖고 있는 기술이나 지식, 그리고 건강과 정말 집은 커녕 자동차도 살 수 없을 만큼 적은 돈으로 나는 죽어가는 그들 중에 단 한 명이라도 살리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너무 싫다. 이런 내 자신은 다이아몬드를 살 형편도 사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해서 그들이 죽어가는 것에 대해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싶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당해보지 않으면 남의 일이 되는 거고 그저 안타까워만 할 뿐이다. 요즘은 가족들마저도 남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니 어쩔 수 없다고 합리화할 수도 있겠지만 도저히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프리카의 현실은 영화보다 더 심각하다고 언론은 이야기 한다. 남들은 그런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든 내가 중요하다. 이렇게 살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 혼자 배부르고 나 혼자 잘 먹고... 이건 아니라고 생각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일부러 굶고 일부러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스스로 노력하면 충분히 살 수 있는 사람들을 도울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살 수 있는 만큼만 갖고 내가 살 수 있는 만큼만 누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더 이상 욕심을 부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살아서는 안된다고 가르친다. 좀 더 배부르고 좀 더 즐겁고 편안하고 좀 더 나은 삶을 기대한다. 그걸 추구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그렇게 꿈꾸고 싶어도 그렇게 살 수 없는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에이즈로 죽어가는 수많은 아프리카 어린 아이들, 북한 땅의 어린 아이들, 그들은 신음소리조차 내지 못한채 살아가고 있다. 그 아이들은 내가 누렸던 것의 10분의 1도 경험하지 못하고 아니 알지도 못하고 죽어간다. 차라리 모르고 죽는게 낫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내 책임은 아니지만 방관할 수 없고 방관해서는 안된다고 내 양심이 소리친다.

어쩌면 내가 배고파보지 않아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누군가 배부른 소리하고 있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맞다. 충분히 먹을만큼 먹고 살고 있고 아니 그 이상 먹고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 근처만 해도 수많은 사람들이 필요 이상으로 누리고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 물론 그들은 어쩌다가 한 번이라고 이 정도는 누리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항변할런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이 정도도 누리지 못하면 어떻게 하냐고 할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 편에는 그들의 필요 이상을 공급하기 위해서 살을 깎는 아픔을 견디어 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런 것을 모른 척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평생 그렇게 해보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수도없이 많다고 생각한다.

역시 내 안에 독립운동가의 피가 흐르기 때문일까? 쩝~ 이렇게 현실 속에서 무기력하게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이 비겁하게 여겨진다. 더 이상 나이들어 정말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것 조차 잃어버리기 전에 뭔가 해야만 한다. 단 한 사람이라도 살려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좀 더 열심히 공부할 걸이라는 후회를 이제서야 하게 된다. 물론 그랬다고 해서 이런 생각을 갖고 실행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다. 최소한 내가 의사였다면 그곳에 직접 가서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도 있을테니 말이다. 그들을 도움으로 인해서 단지 내 만족을 누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일생동안 살면서 진정 내가 주기 힘든 것을 줄 수 있는 삶을 살아보고 싶은 강렬함이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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