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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난 뒤에 포스팅을 하기가 망설여지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영화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 때문도 있지만 그 때문에 영화의 완성도 내지는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보다는 내용에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스포일러성 포스팅을 남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주저하게 된다. 하지만 해당 포스트가 스포일러를 담고 있다고 하더라도 구독 내지는 읽는 당사자가 취사선택할 문제이므로 더이상 고민하지 않고 포스팅 하기도 마음을 먹었다.

2주전 아내와 함께 정말 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평일에는 도저히 시간을 낼 수가 없어서 토요일 오전에 두 편의 영화를 보기로 하고 어떤 영화를 볼까 한참을 고민 후에 결국 선택한 것이 '추격자'와 '바보'였다. 솔직히 '바보'는 그다지 내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외화가 끌리지는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영화 추격자는 보는 내내 왜 죽이는 걸까라는 질문을 하게 만들었다. 영화를 본 지 2주가 지나서야, 그리고 감독이 크리스쳔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나서야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다. 물론 감독은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세상에 이유없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에 고민해보았다. 영화 속에서 살인마는 망치로 출장안마사들의 머리에 못을 박아 죽인다. 전직 형사 출신이면서 사라진 출장안마사들의 고용인이 살인마를 쫓아 숨가쁜 추격전을 벌이고 끝내 찾아낸 살인마와의 격투를 벌이는 장면 등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나온 교회와 십자가 그리고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의 석고상 등이 망치로 못을 박아 사람을 죽이는 살인마와 절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살인마는 나름대로 자기 기준에 따라서 심판을 하는 듯 하다.

최근 일부 네티즌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등 모든 방면에서 자기들만의 잣대를 가지고 비판하고 평가하고 질책하고 심지어는 욕까지 해서 상처를 입히는 사례들이 종종 보고된다. 그런 일들이 이제는 당연하게 여겨지고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실이다. 정치인이나 연예인들은 거의 사생활이라는게 거의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언제 어디서 추격자가 뒤따라 올지 아무도 모른다.

영화 바보는 어떤가? 바보가 바보 같아야 바보지라고 말한다면 할말은 없다. 나는 좋은 부분만 보려고 노력했다. 동생을 위해서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아침을 챙겨주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토스트를 팔면서 그리고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면서 살아가는 바보가 있다. 그런 그를 바보라고 부르지만 그런 바보의 모습으로부터 감동을 받는다. 그러나 감동은 받지만 결코 바보처럼 살아가지는 않는다. 그런 희생이 요구되어지면 지레 겁을 먹고 도망가버리고 만다. 그게 바보와 바보가 아닌 것의 차이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는 바보에게서 배울 점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만을 위해서 사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나 자신만을 위해서가 절대 아니다. 이 세상 어딘가에 분명히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물론 그렇다고 어떤 한 사람에게 내 인생을 송두리째 줄 수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그런 면에서 영화 바보에서의 바보는 진정 바보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두 영화를 보고난 후 느낀 것은 세상이 갈수록 더 악해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자기 원하는 대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아무런 가책도 없이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을 죽이고 상처준다. 이런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앞으로 태어나게 될 아이에게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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