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내에 미술 감상 동호회가 있다. 과연 어떤 작품들을 감상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동안의 프로젝트 때문에 굳어져 버린 뇌를 조금이나마 휴식하게 하기 위해서 따라가봤다.

주로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근처의 전시장을 찾는데 이번에는 얼마 전에 불타버린 숭례문 시장 알파문구 본점에 위치한 작은 전시장이었고 고현경이라는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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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뚜껑이 있는 유리병 안에 독특한 상상체들이 들어가 있다. 갤러리에서 일하고 계신 분의 설명을 듣자하니 작가 주변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 가족, 선후배, 친구 등등 그들의 특징을 살려서 상상체들을 만들고 그들이 존재하는 자기만의 특정한 공간을 유리병으로 형상화했다고 한다.
단지 회화만이 아니라 고무찰흙 비슷한 것으로 그림으로 표현했던 상상체들을 직접 만들어서 유리병 안에 담아놓기도 했다. 역시 설명을 듣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 아니었을까 싶다. 내 주변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상상체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표현했을까? 아마도 거의 다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저리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나한테는 없는 것 같다.

올해 홍대를 졸업한 젊은 작가이지만 나름대로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해내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앞으로의 활동이 매우 기대가 된다.

개인적으로 나는 대학을 졸업한지 이제 만 5년이 지나 6년째가 된다. 그동안 내가 했던 프로젝트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전시해본다면 정말 챙피하기 그지 없을 것 같다. 프로그래밍이란게 예술작품처럼 사람들의 눈과 영혼을 즐겁게 하지는 못하고 잘 인식할 수도 없지만 알게 모르게 그들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었던 부분들을 기억한다면 그동안 내가 했던 프로젝트들도 여전히 전시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오늘도 나는 전시작품 한가지를 완성하기 위해서 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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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미술사 박물관 展

렘브란트와 바로크 거장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전시회는 덕수궁 내에 있는 미술관에서 열렸다. 처음에 갔을 때는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 작품 관람이 도저히 안될 거 같아 문앞에서 포기했었고 두번째 갔을 때 그나마 인파가 적어서 관람을 할 수 있었다.

방학시즌이라 당분간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인해서 혼잡하리라 예상된다.

그동안 인상주의라는 카테고리 안에 갇혀 있던 국내 미술 전시회 경향이 약간은 바로크 쪽으로 전향한 듯한 느낌이 들어서 매우 반가웠다. 그리고 함스부르크 왕가 컬렉션이라는 독특한 컨셉으로 작품들을 모아놔서 다른 전시회와는 차별성을 지니고 있었다.

전혀 몰랐던 함스부르크 왕가에 대해서 알아가는 재미도 있는 반면에 각 집권자들의 미술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컷었는지 알게되어서 정말 유익한 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더구나 신구약 성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작품 하나하나를 보면서 가슴이 뭉클하고 눈에 눈물이 고일 정도였고 이런 감동이 있는 전시회는 이번이 처음이지 않나 싶었다.

비록 미술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미술사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지만 그림을 볼 때 느껴지는 화가의 혼신과 열정 때문에 전시회를 찾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 학교 숙제로 어쩔 수 없이 찾아갔던 전시회가 아닌 자발적인 작품 감상이기 때문에 더욱 감동을 느낄 수 있지 않나 싶다.

예전에는 이런 전시회가 많지 않아서 매우 귀했지만 요즘에는 너무나 많이 좋은 전시회들이 열려서 다행인 반면에 전시회의 가치가 점점 하락하는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전시회 입장료에 비해서 전시회 관람 환경은 너무나도 열악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자녀들을 동반한 부모들은 미술 전시회 관람시 지켜야할 에티켓 등을 충분히 주지시켜서 다른 사람들이 작품을 감상하는 데 방해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물론 아이들은 작품의 가치를 알지 못하고 화가의 숨결을 느끼지 못하겠지만 그걸 할 수 있도록 도우는게 부모 또는 인솔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먼 미래에 국내에서 개최된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 전시회와 같은 전시회가 국외에서 한국의 미술 작품 전시회가 열리는 것을 보거나 소식을 접하게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한 전시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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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화가 모네

거의 2주가 지나서야 포스팅을 한다. 훔.. 전시회에서 느꼈던 감동이 거의 가물가물한데...

어쨌든 기억을 살려보면...

내가 알고 있던 그래서 보고 싶었던 모네 작품들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몰랐던 그의 작품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원형 캠버스에 그려진 수련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그의 눈이 안좋아짐에 따라서 달라지는 작품들을 비교해볼 수 있었다. 솔직히 나라면 그런 상황 속에서 그림 그리기를 포기한 채 좌절 속에서 살았을 텐데 모네는 끝까지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이 나에게 엄청난 도전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그랬기 때문에 그가 미술사에 크나큰 영향력을 끼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평일 저녁 10시반까지 관람이 가능하고 평일 저녁이라 사람들에 치일 염려도 없으며 늦은 시간까지도 도슨트의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그냥 작품을 감상하는 것보다 더 깊이 감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작품 관람 환경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의 다음 전시회는 고흐라고 한다. 잘 알려진 고흐의 작품도 기대가 되지만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작품들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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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세미술관展

드디어 다녀왔다. 마음 같아서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오르세 미술관에 직접 가보고 싶지만... 오르세 미술관 소장 작품을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 물론 죽기 전에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고 싶다.

밀레의 만종, 마네의 피리부는 소년, 고흐, 고갱, 드가, 르누아르, 세잔 등 인상주의 거장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모니터로 또는 책의 삽화로 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감동이 담겨있는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밀레의 만종 앞에 섰을 때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밀레도 당시에 그런 마음으로 그림을 한 획을 한 점을 찍지 않았을까 싶다. 과연 나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지 하루를 그렇게 마감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피리부는 소년, M부인의 초상, 무도회 등 인물화에 나타난 세밀한 묘사가 마치 살아있는 모델을 바라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으며 화가가 갖고 있는 독특함이 고스란히 나타나 작품을 보는 재미가 넘쳤다.

아쉬운 것은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오랜 시간 천천히 감상하고 싶었는데 한가람 미술관의 관람객을 배려하지 못함으로써 매우 피곤하게 관람을 해야 했다는 것이다. 이전에도 포스팅을 했었지만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리움미술관 등 유명 미술관과 별 차이 없는 관람료를 받으면서도 전시실 내에 앉아서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약 40여점의 작품들을 한 작품당 3분 이내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했을 때 전체 120~150분이 소요된다. 근데 중간에 앉아서 쉴 수 없다는 것은 노약자나 어린 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에게는 엄청나게 피곤한 관람이 아닐 수 없다.
미술관 입장에서는 밀려들어오는 관람객들을 위해서 빨리 관람하고 빠져주는게 좋을 수도 있겠지만 적지 않은 관람료를 지불하고 일생에 한 번이 될지도 모르는 작품을 패스트후드 먹어치우듯이 대충 봐야 한다면 너무 억울한 마음이 들 것 같다. 다음에 어떤 전시회가 예정되어 있는지 모르지만 부디 관람객들의 편의를 고려한 동선 및 작품 배치 그리고 휴식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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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를 다녀온지 벌써 일주일이 되어서야 포스트를 남길만한 여유가 생겼다. 아니 어쩌면 머리 속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그토록 혼자서는 안 가리라고 했었지만 결국은 혼자 갈 수 밖에 없었다. 과연 언제 어느 전시회부터 혼자가 아닐 수 있을런지... 하지만 혼자였기 때문에 여유로이 3시간 동안 감상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이번에도 혼자서 전체적으로 관람을 한 뒤에 도슨트의 설명을 들었다. 역시 그냥 보는 것과 부족하더라도 설명을 듣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도슨트의 설명은 그다지 맘에 들진 않았다. 일단 사람이 많아서 멀리 떨어져서 설명을 들어야 하는데 조그만한 스피커를 들고서 설명하니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해서 들어야 했기 때문에 좀 준비가 부족하지 않나 싶었다. 물론 공짜로 그림 설명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해야 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암튼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도슨트가 설명해줘서 알게 되었지만 전세계적으로 르네 마그리트 전시회가 열리는 전시장마다 꾸미는 사람이 이번 전시회도 직접 컨셉을 잡아서 꾸몄다고 한다.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들을 커다란 대형 액자와 비슷한 조형물 안에 전시함으로써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들 중에서 그림 속의 그림이 있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이게끔 꾸몄다는 설명이었다. 솔직히 설명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그걸 발견하지 못한 것이 좀 아쉬웠다. 나의 관찰력이 둔하기 때문이던가 아니면 의도한 사람이 일부러 느끼지 못하게 해놓은 것인지 아님 실수인지는 잘 모르겠다.

르네 마그리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한 장르 내지는 화풍의 작품을 만든게 아니라 시기별로 분명한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좀 더 색다른 느낌이었다. 대개는 그런 시기 구분이 뚜렷하지 않았던 것 같기 때문이다. 여러 작품에서 계속 반복적으로 사용되어지는 자연과 사물 그리고 인물 만으로도 그의 작품의 독특함과 차별성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된다.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작품은 기억이라는 작품인데... 한 여자 석고 두상의 오른쪽 이마 부분에 빨간 물감이 묻혀져 있고 그 옆에 장미꽃이 놓여져 있으며 뒤에는 하늘 배경인 작품... 작품을 만들고 나서 제목을 붙였는지 제목을 먼저 생각하고 나서 작품을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정말 제목 그 자체를 가장 훌륭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지나가면서 어린 아이에게 설명하기를 '정말 아픈 기억인가 보다'라고 했는데 속으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작품 제목에 대한 마그리트의 생각은 제목이 작품을 설명한다든지 제목에다가 작품을 맞추는 게 아니라 제목과 작품이 하나가 되어서 서로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바로 그런 점이 마그리트 작품이 갖고 있는 매력이 아닌가 싶다. 과거 바로크, 자연주의,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작품들에서는 색깔이나 빛 그리고 사물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마그리트의 작품과 같은 초현실주의 작품은 어떻게 표현하느냐보다는 무얼 표현하고 무얼 담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전시회를 위해서 읽었던 진중관의 미학 오디세이 2를 읽으면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작가가 그림 내지는 작품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그리트는 자신이 작품을 통해서 무엇을 전달하기 보다는 사람들이 작품을 보고 어떤 것을 생각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또 그것을 원했던 것 같다. 똑같은 이미지들을 자신의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시키지만 각각의 작품 속에서 다른 의미를 지니도록 하는 마치 마술처럼 그는 작품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렇다고 속임수를 쓴다거나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은 아니다.

르네 마그리트 외에도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전시회가 종종 열렸으면 하는 기대를 품게 만드는 전시회였다. 비록 그들이 작품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해도 그들의 작품들을 통해서 세상을 보는 눈이 좀 더 다양해지기를 바라기 때문인 듯 싶다.

마지막으로 그가 필름을 통해서 또 무언가 표현하려고 했던 노력들을 보면서 그리고 한 여자만을 사랑하며 그 여자가 원하는 대로 하려고 노력했던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빨리 나도 여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던 전시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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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에서 피카소까지

'반 고흐에서 피카소까지'라는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듯한 타이틀로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중인 클리브랜드 미술관 소장품 전시회는 인상주의부터 초현실주의까지 폭넓은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솔직히 클리브랜드 미술관이 어디에 있는 지조차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20세기 아방가르드 그리고 북 유럽과 영국의 모더니즘 작품 등을 통해서 그 차이점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 전시회이고 이번 전시회의 특징 중에 하나는 로댕의 조각품들이 대량 전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사진으로 볼 수 밖에 없었던 유명한 '생각하는 사람'을 실물로 보니 정말 그 차이를 분명히 느낄 수 있었으며 로댕의 시도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 알 수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크기가 작아서 모조품이 아닌가 싶었는데 사람들의 요구에 의해 여러 크기의 조각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어쨌든 로댕의 조각품들을 보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가 모델로 삼았던 대상의 몸동작이 그대로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 과연 어떤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인상주의의 대표 화가 르누아르, 모네, 고흐, 세잔, 마네, 고갱 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시대의 화풍을 제대로 소화해낸 화가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20세기 아방가르드를 대표하는 마티스와 피카소의 작품을 비롯하여 동시대 작가들의 기발한 상상력과 표현력을 감상할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북유럽의 빛이라고 명명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서 또 다른 느낌의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가급적 주말 관람은 피하는 게 좋지만 직장인으로서 어쩔 수 없다면 오전에 일찍 전시장을 방문하는 게 작품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방학 시즌인데다가 워낙 유명한 작품들이 전시되는 관계로 학생들을 비롯하여 학부모들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1월 12일까지는 초등학생 이하 무료입장이므로 그 이후에 관람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안타깝게도 대기사람이 많아서 오디오 가이드는 사용해보지 못했는데 시간적인 여유가 있고 작품 설명을 듣고 싶다면 대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오디오 가이드든 도슨트의 설명이든 일단 작품을 혼자서 감상해보고 들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설명을 듣고 나서 작품을 보는 것과 그냥 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을테니 말이다.
도슨트의 설명은 들어볼 만하다. 단지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은 아닌 듯 하다. 원래 작품 감상이라는 게 주관적인 것이긴 하지만 해당 분야의 전문가(확실하지 않음, 단지 미술사를 전공하는 학생일지도ㅋ)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정 화가의 전시회가 어려운 것은 아마도 여러 군데 흩어져있는 작품들을 끌어모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특정 미술관의 작품을 일부 공수해서 전시회 주제를 정하고 오픈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이제는 더이상 인상주의 작품은 벗어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아직도 보지 못한 인상주의 작품들이 많지만 좀 더 폭넓은 전시 관람의 기회를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어쩌면 그 시대의 작품들이 아니면 관람객 동원이 어렵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한가람 미술관 1층에서 1월 31일까지 전시중인 1950-60년대 한국미술 - 서양화 동인전 입구의 한산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과연 반 고흐에서 피카소까지 전시회를 통해서 눈이 높아져서 일까? 잠시 도록을 살펴보았는데 안타깝게도 딱히 들어가보고 싶은 강력한 충동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 눈에 띄지는 않았다. 입장료 3,000원과 13,000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은 비싼 곳으로 흘러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잠시 고민을 해보았다. 그것은 아마도 리사이틀 홀에서 펼쳐지는 음악회와 콘서트 홀에서 연주되는 음악회의 차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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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그린 화가들 인상파 거장전(French & American Impressionists in the Brooklyn Museum)

Ticket

방학시즌인데다가 토요일이라서 엄청 학생들이 많을 거라고 예상을 했지만 자칫 놓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포기할 수가 없었다. 여전히 수많은 학생들로 인해서 진지하고도 여유로운 감상을 할 수 없었다. 더욱이 이번에 처음 느낀 것인데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의 단점은 감상 중간에 잠시 앉아서 쉴 공간이 없어서 매우 다리가 아프다는 것이다. 전시 작품 수가 현저히 많고 전시장이 층별로 이뤄진 다른 전시장, 예를 들어, 서울시립미술관이나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에는 층간에 충분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있기 때문에 하루 종일 감상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것을 처음 느끼게 되었다.

어쨌거나 이번 전시회의 가장 큰 가치는 그동안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접하기 쉽지 않았던 미국 인상주의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는 것과 국내에 잘 알려져있는 프랑스 인상주의 작가들의 작품들 중에서 그동안 전시되지 않았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미국 인상주의 작가들의 작품은 역시나 낯설게만 느껴졌다. 그동안 너무나 프랑스와 유럽 작가들의 작품에만 눈이 길들여져서 그런지 미국 인상주의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그 차이를 발견하는데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조금은 부드러운 듯이 마치 유럽의 인상주의 이전의 작품들을 보는 듯 했다. 물론 아직도 내가 작품을 볼 때 어떤 표현기법에 의해서 미술연대를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작가에 의해서 구분하기 때문은 아닌지 싶다. 아뭏튼 고전 미술이라고 하면 무조건 네덜란드,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의 유럽을 떠올렸던 나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박살내버린 전시회라고 평가하고 싶다.

이번 전시회에서 또한 눈여겨 볼만한 것은 바로 전시작품들이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 미술관에서 왔다는 점이다. 미술관이라고 하면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 밖에는 모르던 내가 새롭게 알게된 미술관이다. 사진에서 느껴지는 장엄하고 정교해보이는 건축양식이 죽기 전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미술관 중에 하나가 되어 버렸다.

다가오는 2006년 10월 24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되는 '루브르 박물관 걸작선'이 정말 기대가 된다.(관련기사:중앙일보 2006년 2월 17일자) 부디 혼자 가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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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AT CENTURY PICASSO

THE GREAT CENTURY PICASSO

샤갈Shagal과 마티스Matisse의 전시회를 놓친 나로서는 이번 피카소Picasso 전시회마저도 놓칠까봐서 사전공부할 틈도 없이 즉흥적으로 미술관을 찾았다. 덕분에 숨통이 약간은 트인 듯 하다. 프로젝트 때문에 질식하기 일보직전이었으니 말이다.

예상했던대로 그의 삶을 모르고 그림을 이해하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물론 그의 삶을 안다해도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말이다. 다만 그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누구도 그의 작품을 완전히 이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는게 최선이 아닐까 싶다.

관람 내내 궁금했던 것은 그와 함께 동거하면서 그의 모델이 되어준 수많은 여자들은 과연 그의 곁에 있으면서 어떤 마음이었을까 하는 것이다. 그의 곁에 있으면서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면서 나름대로 그들은 즐거워 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그의 여성편력이 그의 작품들이 풍성해지도록 큰 기여를 했는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그의 여성편력은 사뭇 아쉬움이 남는다.

그의 작품들에 대해서 개인적인 느낌들을 주절주절 늘어놓는 것은 차마 못할 일이 아닌가 싶다. 그의 작품들의 현대 미술에 끼친 영향력 등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알테니 말이다. 단지 미술관의 분위기와 전시회 전반적인 느낌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혼자였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를 갖고 충분히 감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많은 관람객들로 인해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처음이었지만 겉으로 보여지는 건물 외관은 대학시절 본관의 모습과 너무나도 흡사하여 마치 대학시절 교내 전시회에 온 느낌이었다. 미술관의 2층과 3층에 구성된 전시관은 함께 동거했던 여인들을 주제로 섹션을 구분하였으며 각 섹션별로 벽 색상을 달리함으로써 관람객을 배려한 부분이 돋보였다. 하지만 2층 전시관에 피카소 전시회 바로 옆에 다른 전시회를 개관함으로서 혼란을 준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비록 곁에서 피카소의 작품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게 못내 아쉽기는 했지만 언젠가 다시 그의 작품을 볼 때는 처음보단 나으리라고 기대해본다. 물론 그 때는 곁에서 설명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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