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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 10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밝은세상

정확하게 1년만인듯 하다. 기욤 뮈소의 구해줘를 읽은 때가...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도록 소설을 쓰는 작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올해 그의 최신작이 번역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다 읽게 되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과 등장인물이 과거-현재-미래를 뛰어 넘는 것 등은 구해줘와 비슷하지만 주인공이 달라서 인지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현재에서 과거로 가거나 과거에서 미래로 가는 것 등은 어쩌면 너무나도 식상한 주제가 될 수 있는데 그리고 논리적으로 풀어나가기가 쉽지 않은데 이 소설에서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미처 생각하지 못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주인공 늙은 엘리엇과 젊은 엘리엇, 그의 애인 일리나, 그리고 딸 앤지와 친구 매트 등 모든 등장인물들이 실존했던 것처럼 매우 생생하게 다가온다. 당장이라도 캘리포니아에 가면 그들을 만날 수 있을 것처럼 말이다.

과거의 젊은 엘리엇은 사랑하는 애인 일리나를 살리기 위해서 미래의 늙은 엘리엇은 사랑하는 딸 앤지를 살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엘리엇을 살리기 위한 친구 매트의 활약까지 지켜보면서 과연 나는 누구를 살리기 위해서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이 소설은 단순한 사랑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현재의 선택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행동들 하나가 미래에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넘어갈 때가 많다. 어떤 결과든 그 결과가 나오게 되는 원인이 있듯이 오늘 내가 미룬 작업, 공부 등으로 인해서 언젠가는 야근을 해야한다거나, 시험에 떨어질 수 있는 여지를 두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선택의 문제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어떤 것을 포기하느냐에 따라서 그 결과가 당장 눈앞에 보여지는 것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이제 두달 뒤엔 33살이 된다.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30년 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봐야 세살바기 갓난 아이에 불과하다. 하지만 단 10년 아니 5년 전만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래서 당시의 나를 만난다면 해주고 싶은 말과 돌이키고 싶은 일이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에 비하면 주인공 엘리엇은 진정 욕심이 없거나 모든 것을 초월한 사람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쩌면 나이가 들어 죽음을 앞에 두고 있을 때에는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저 사랑했던 여인만 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경지에 도달하려면 어느 정도 나이여야 할런지 말이다.

예쁜 처녀 옆에 앉아 있어 보라. 1분처럼 지나간다. 뜨거운 프라이팬 위에 1분간 앉아 있어 보라. 1시간 처럼 지나간다. 이게 바로 상대성이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우리에게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하기 때문이다. - 세네카

올 가을에도 읽고 싶은 책들이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그 중에서 단 한 권을 읽더라도 시간을 허비하는 책이 아닌 책들을 선별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는 후회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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