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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영화를 본 다음에 '그해 여름'을 봤다. 두 영화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사랑할 때 겪는 어려움에 관한 내용이라는 것이고 차이점은 시대적인 차이라고나 할까? 영화 '그해 여름'에서는 정치적인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본다면 이 영화에서는 일종의 경제적인 부담과 가족으로 인한 곤란함이 두 사람이 사랑하는데 방해물로 작용한다. 그리고 '그해 여름'은 12세 관람가지만 이 영화는 15세 관람가이다. 이 영화에 15세 관람가가 적당한가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이 영화에 대한 느낌을 적는 것과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략한다.
어쨌든 김지수와 한석규의 매력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다들 느끼고 알고 있다. 영화 속에서 그들의 절제된 감정 연기는 그들의 연륜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흠 잡을 데가 없다. 두 사람이 맡은 역할을 가만히 지켜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서로가 갖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 쉽게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현실과 상황에 대해 답답해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정작 삶이란 그런게 아니던가... 결혼할 시기가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해결하기 곤란해 보이는 문제들을 상대방에게 이야기 했을 때 상대방이 떠나버리지는 않을까 싶은 마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실 말이다. 어쩌면 상대방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은 마음 때문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형이 없어지길 바랬다던 인구의 속마음, 변호사이지만 유부남인 남자가 편했다던 혜란의 속마음을 우리는 공감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영화 속의 두 사람이 안고 있는 짐은 서로 나눠지기에는 너무나 버겹다. 결국 그에 대한 결론은 관객들에게 떠넘긴채 영화는 엔딩 크레딧을 올려버린다.
과연 나라면 어떤 결말을 이어붙일 수 있을까? 인구(한석규)가 우연히 산 복권이 당첨되서 혜란(김지수)이 지고 있는 빚을 모두 해결해주고 결혼해서 같이 산다? 머 이런 삼류 졸작을 상상하는 내 자신이 우습다. 하지만 둘이 잘되었으면 하는 바램은 영화를 본 사람들 모두가 공통적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현실이란 그렇게 쉽지않다는 것이다. 사실 영화 속의 주인공들도 해답은 없다. 형 인섭이 정상으로 돌아올 가망도 없을 뿐 아니라 아무리 혜란이 열심히 벌어도 아버지가 남긴 빚을 해결할 방법은 없다고 본다. 그러니깐 그렇게 막을 내린 것이겠지... 만약 현실 속에 그와 같은 상황 속에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그들은 과연 어떤 희망을 품을 수 있을까? 마지막 부분에 형과 함께 산에 오르는 인구, 초등학교로 돌아가 어린 시절 들었던 노래를 들으면서 기뻐하는 혜란이 가질 수 있는 희망은 무엇일까? 단지 기적을 바라는 것 외엔 없는 걸까?
나한테 닥친 일도 아닌데 나는 영화 한 편에 왜 이리도 고민하는걸까?ㅋ 어쩌면 앞으로 닥칠지도 모르는 일을 미리 걱정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눈 앞에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고 함께 살자고 할 수 없으며 한다고 하더라도 살 수 없다면 얼마나 현실에 대해서 삶에 대해서 나에 대해서 회의를 품게 될까 싶다. 혹시라도 그런 상황 속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위로할 것일까? 사랑이 그런 모든 것을 극복하게 해준다면 좋겠지만 말처럼 소설처럼 영화처럼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런 걸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 이 영화가 전달하고 싶었던 것이 단지 그것 뿐이었을까?
과연 이 모든 것의 해답을 우리는 어디서 찾고 있는가?ㅋ 사주팔자, 궁합, 오늘의 운세 등등 과연 거기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을까? 우리는 21세기 과학기술이 발달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 것에서 결코 해답을 얻을 수 없다고 본다. 또 어떤 종교를 갖는다고 해서 문제가 당장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물론 기독교도 당장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지만 다른 종교와는 좀 다르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역시 생략한다.
이 영화를 통해서 깨달은 것은 상황이나 현실이 어떻든 간에 정말 중요한 것은 이야기하지 않는 게 아니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체면을 차리고 말하지 않고 있다가 보면 결국 좋은 사람을 잃게 되니까 말이다. 상대방이 받아들이고 못 받아들이고는 차후 문제라고 생각한다. 너무 이상적인 생각인지도 모르지만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은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과 현재의 어려움 그리고 미래의 희망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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