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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믿다

NOW(現)/Books 2008.03.17 09:28
사랑을 믿다 - 10점
권여선 외 지음/문학사상사

2008년도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출간되었다. 서점에서 발견했을때 올해엔 과연 어떤 작품이 선정되었을지 몹시 궁금했다. 무섭게 올라가는 물가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라 차마 돈주고 살 수는 없어서 결국 서점에서 우뚝 서서 대상수상작만 읽어보았다. 물론 작품을 대하는 태도나 예의가 그리 좋지 않았던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다고 변명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대상수상작은 권여선의 사랑을 믿다라는 작품이었는데... 솔직히 기대했던 것보다는 실망이 컷다. 아마도 옛날 대학시절에 접했던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에 대한 일종의 기대감 때문이었는지 모르지만 이상문학상도 예전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심사위원들의 수준이 떨어졌다거나 그들의 제대로 심사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그들은 최선을 다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수상작가들 역시 그만한 실력을 갖춘 이들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좀 더 이상다운 작품을 기대했는데 그렇지 못해서 아쉬웠던 것 뿐이다. 그리고 어쩌면 나의 기대처럼 이상문학상 수상작이 이상다워야 한다는 것도 우스운 생각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뭏튼 사랑을 믿다라는 작품을 간단히 요약하면 얼마 전에 실연을 당해 아파하는 주인공이 예전에 좋아했던 여자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시면서 그 친구가 어떻게 실연의 아픔을 극복했는지를 듣고 자신도 실연의 아픔을 이겨낸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요약하면 이리도 간단한데도 내용을 읽어보면 아주 일상적이다. 정말 누구든지 친구를 만나서 술 한잔 하면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듯 하다. 어쩌면 그게 이 작품의 묘미인지도 모르겠다. 작가가 어떤 문체로 어떻게 표현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 것이 궁금했다면 아마도 심사위원들의 평을 읽어봤을텐데 그런 문학적인 이론 등으로 작품에 대한 느낌을 방해받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실연했을때 나는 그 아픔을 어떻게 극복했던가 잠깐 생각해보았다. 소설 속에서도 나오지만 모든 것을 잃어버린 기분 바로 그 자체였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런 기분에 매몰되어서 맡겨진 일들을 하지 못할 만큼 여유롭지는 못했다. 어쩌면 그런 아픔을 잊기 위해서 더 많이 일하고 더 부지런하게 살려고 애썼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런 아픔을 나눌 수 있었던 선후배와 동기들... 그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다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다. 술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술로 그런 아픔을 달래려는 생각은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술로는 달랠 수 없다는 것도 많이 봐왔고 들어왔기 때문에 나에게는 메리트가 없었다.

나는 작가가 사랑을 믿다라는 제목을 붙인 것에 대해서 몹시 궁금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했고 세상에 믿을 만한 사랑이 있는지 혹시 그런 이야기를 담은 건지 궁금해했다. 나는 실연당했을 때 이후로 사람의 사랑을 믿지 않기로 했었다. 오직 하나님의 사랑만 변치 않는다는 것을 그때서야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다.

짧은 소설 한 편이 내게 다시 아픈 옛추억을 떠올리게 했지만 덕분에 메말랐던 감수성은 되찾은 것 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다. 과연 봄이 오는가보다. 이번 주말에는 아내를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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