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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멜 팝콘

NOW(現)/Books 2008.06.26 09:48
캐러멜 팝콘 - 10점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은행나무

CGV에서 영화 볼 때 팝콘을 먹게 되면 항상 달콤한 맛을 주문하게 된다. 언제부턴가 나도 모르게 중독이 된 것 같다. 하지만 캐러멜 팝콘만 먹으면 너무 달아서 쉽게 질려버리고 만다. 근데
이 책은 제목과는 다르게 캐러멜 팝콘처럼 달콤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다. 그리고 쉽게 질리지도 않는다.

처형이 빌려줘서 읽게된 이 책은 내가 처음 읽는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이었다. 다 읽는데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은 듯 하다. 역시 소설은 다른 장르의 책에 비해서 책장이 빨리 넘어간다. 어쩌면 요시다 슈이치의 원작을 제대로 우리말로 옮긴 이영미 번역가의 노고탓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쨌든 요시다 슈이치의 다른 작품을 읽어볼까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데 성공했다는 생각이다.

신도 레이, 오지 나오즈미, 오지 게이코, 오지 고이치, 이렇게 네 명의 인물 각각의 시각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이하게도 이 소설은 어떤 클라이막스라는 부분이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평탄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책을 손에서 놓기 아쉽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는 게 중요하다. 어쩌면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들이 전부 그런 것은 아닐까 궁금하기도 하다.

네 명은 각각 나름대로 고민하는 그 무엇이 있는데
신도 레이는 일하는 것에 있어서, 오지 나오즈미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에 대해서, 오지 게이코는 남편 모르게 만나는 옛남자에 대해서, 고이치는 친구 다나베에 대해서 봄, 여름, 가을, 겨울마다 달라지는 그들의 생각을 엿보는 재미가 나름 쏠쏠하다. 마지막 부분에 게이코가 고이치에게 자신이 없다고 하니깐 고이치 역시 자신 없다고 하는 부분에서 이 소설 전반적으로 자신감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러고 보니 나 역시도 자신없는 부분이 많다. 물론 신앙생활을 함으로써 많이 회복되어 지금의 모습까지 왔지만 여전히 과거에 사로잡혀 자신감을 저당잡힌 부분이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극복해내지 않으면 결국 발전은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감 내지 자존감의 회복은 나의 노력으로 되는 것도 시간이 흐른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철저하게 나의 존재에 대한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 하는데 있다고 본다.

간만에 좋은 소설 한 편을 읽도록 기회를 준 처형과 처형을 만나게 해준 아내에게 고맙다. 무엇보다 이런 소중한 관계를 맺도록 해주신 그분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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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으면 떠나라! - 10점
차드 파울러 지음, 송우일 옮김/인사이트

책을 다 읽었다고 해서 그 책의 내용을 모두 이해하고 숙지하고 실천하고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더더구나 이런 실천서의 경우엔 말이다.

일부 양심있는 개발자들이 이 책을 읽다보면 심하게는 자괴감에 빠져 그동안 이력서나 자기 소개서에 개발자, 프로그래머라고 적어 온 것에 대해 매우 챙피한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만큼 저자의 프로그래머에 대한 기준은 매우 높다. 하지만 나는 그의 생각에 동의한다. 그리고 그 기준을 뛰어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매년마다 수많은 전산학도들이 대학을 졸업하지만 그중에 일부는 대학원으로 진학하고 일부는 사회로, 실무로, 프로젝트로 뛰어들고 있지 않나 싶다. 물론 그 중에 몇몇은 전공과 관련된 창업을 시도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개발자로서 갖춰야할 기본적인 자질이나 태도 등을 갖춘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외의 경우엔 역할이 매우 세분화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실정은 아직 그렇지가 못하다. 단순 코더가 프로그래머로 구분되는 경우도 많고 프로그래머인 줄 알고 고용했지만 일을 시켜보면 코더인 경우가 많다. 본인 스스로를 코더라고 지칭받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도 많다. 어쨌든 자신이 코더가 아닌 프로그래머가 되고자 한다면 그만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프로그래머가 갖춰야 할 자질이나 덕목에는 어떤 것들이 있다고 나름대로 생각해온 것들이 있을텐데 이 책에서는 그동안 없던 것들이 추가되고 있고 그동안 있던 것들 중에서 제외시키는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들어, 그동안 개발자는 예술이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로 설계와 코딩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남들이 전혀 알 수 없는 자기만의 독특한 스타일과 창의력으로 매우 월등한 성능을 내는 알고리즘을 짜내는 것이 훌륭한 개발자의 몫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이젠 달라졌다. 단지 분석과 설계를 잘하고 코딩을 잘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그것을 넘어 또 무엇인가를 갖춰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어느새 개발이란 일을 시작한지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회사에서는 내게 팀장이라는 직함을 주었다. 매우 부담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피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물론 나보다 더 빠르게 달려가는 사람들도 있다. 더구나 전산을 전공한 친구들 중에은 이미 대형 프로젝트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또는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기도 하고 책을 쓰기도 한다. 그만큼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자신의 경력을 관리하고 개발해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보다는 현재 지금 내가 있는 이 위치에서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를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IT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변화하고 있다. 6년 전의 기술이 지금은 아예 쓰이지 않거나 엄청난 발전을 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5년 뒤 10년 뒤를 내다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5년 뒤 10년 뒤의 내 모습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그림을 그려볼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한국적인 상황과 많이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매우 중심을 잡고 있으며 직접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쓰고 있기 때문에 그가 제시하는 실천목록들은 대부분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래 링크를 따라가보면 스프링노트에 이 책의 매 장(Chapter) 끝에 있는 '실천하기'라는 부분을 모아봤다. 혹시 궁금한 분은 이것만 봐도 이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가 어떤 건지 대충 알 수 있을 것 같다.

사랑하지 않으면 떠나라! (차드 파울러 지음 | 송우일 옮김, 인사이트) 실천하기 모음

이제 곧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 준비 중이거나, 아직까지도 프로그래머가 될지 말지 고민하고 있거나, 5년 미만의 경력을 가진 개발자로서 앞으로 계속 프로그래밍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어쩌면 개발업체에서는 개발자를 고용할 때 이 책을 읽어봤는지에 대해서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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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NOW(現)/Books 2008.05.19 11:40
마돈나 - 10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정숙경 옮김/북스토리

이 책에서는 공중그네랑 면장선거에 등장했던 이라부 선생은 나오지 않는다. 대신 주인공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이라부 선생처럼 과격하거나 상식을 벗어나지 않고 주인공들은 알아서 극복한다. 그래서 더 친근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일본이라는 문화적인 차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30대 중반을 넘어 과장급에 있는 사람, 특히 남자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이야기 다섯 편이 실려있다.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은 읽으면 읽을수록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대충 감이 잡힐 정도로 단순하지만 계속 읽을 수 밖에 없는
독특한 마력 내지는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현실과 괴리감이 느껴질 만큼 비일상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지도 않고 흔히 부딪힐 수 있는 문제와 그만의 해결책을 은근히 제시하고 있다.

책을 다 읽어 갈 즈음 그의 신작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사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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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때문에 - 10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밝은세상

구해줘,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에 이어서 세 번째로 읽은 기욤 뮈소의 작품...
지금까지 그의 작품은 나를 결코 실망시킨 적이 없다. 물론 번역이 잘되서인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원작이 받쳐주기 때문에 번역도 사는게 아닐까 싶다. 혹시라도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방법이 이전에 나왔던 것과 똑같은 방식은 아닐까 싶었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방법으로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면서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도록 만드는, 놓을 수 밖에 없다면 최대한 빨리 다시 책을 잡을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마력을 갖고 있는 듯 하다.

과거의 상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번 작품은 일종의 치료제 역할을 하는 듯하다. 아니 치료제라기보단 치료를 도와주는 촉진제라고 할까? 암튼 과거의 상처로부터 회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먼저 책을 읽고자 하는 마음과 과거의 상처로부터 치유받으려는 의지가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만큼 심각한 상태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를 포함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과거의 상처로 인해서 힘들어하고 괴로워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상처는 타인에 의해서 입게 되는데 상처를 입힌 대상을 용서하는 것이 가장 빠른 치유의 지름길임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한계라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어느 정도의 상처를 입혔느냐에 따라서 용서할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 용서 하고 못하고에 대해서 뭐라고 할 수 없다. 그것은 선택이기 때문에... 하지만 낫고 싶다면 빨리 용서하는게 최선이다.

수많은 미디어들이 용서하고 싶어도 용서할 수 없도록 우리들 내면 깊숙이 가라앉아 있는 분노를 일으키고 복수하고 싶은 마음을 불사르곤 한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이런 미디어로부터 보호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들과 후세들의 미래는 너무나 어둡기 때문에...

다 읽어버려서 좀 아쉽다. 물론 또 다른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지만 말이다.

우리는 마치 호두 같아서, 깨뜨려야 속을 볼 수 있다. - 칼릴 지브란

'아직은 때가 아니야' 그 다음에는 '이미 너무 늦었어' 라고 말하다 보면 인생 최고의 시간이 다 지나간다. - 구스타프 플로베르

두려움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 사람은 사랑, 믿음, 증오, 심지어 회의까지, 자기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없애버릴 수 있다. 하지만 삶에 집착하는 한 결코 두려움을 없앨 수는 없다. - 조셉 콘래드

행복해지려면 불행을 감수해야 한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어떻게든 불행을 피하기 위해 애써서는 안된다. 그보다는 어떻게, 누구로 인해 불행을 극복할 수 있을지 찾아봐야 한다. - 보리스 시룰니크

기욤 뮈소, 사랑하기 때문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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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 비즈니스 - 10점
샌디 와이트 외 지음, 김근주 옮김/북카라반

별다섯개까지는 아닌 거 같은데...
당신은 꿈을 잃은 채 그저 밥벌이를 위해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평온한 생활을 하면서도 때때로 상실감과 허전함을 느끼는 직장인들에게 인간 행복의 절대적 조건이라 할 수 있는 '자아성취감'이란 어떻게 얻어지며 왜 우리 인생에서 절대로 놓아버려서는 안 되는지를 일깨우는 자기계발 우화.
위 책 소개문을 읽고 확 땡겨서 산 책이었는데 읽으면서 많이 후회를 했다. 그렇다고 전혀 건질게 없는 책은 아니다. 나름대로 중요한 내용들을 담고 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별 다섯개까지 주기엔 좀 아쉬운 면이 있을 따름이다.

어쨌든 나는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을 가지고 IT라는 정글,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 정글 속에서 겨우겨우 살아가고 있다. 책 속의 주인공 원숭이 "리더" 처럼 이 분야에 있어서 날고 뛰는 실력을 갖춘 것도 아니고 초년생 때 가졌던 열정도 유지하고 있지를 못하다. 이런 나에게 이 책이 던져주는 메시지는 그닥 가슴팍에 와닿지가 않았다.

어쩌면 나는 그런 존재가 될 수 없다는 패배주의에 이미 빠져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앞으로 적어도 3년 이상은 이 정글을 벗어나지 못할 것처럼 보인다. 비록 우등생은 아니더라도 책 속의 주인공 원숭이처럼 남들과 다른 무언가 특별한 것을 소유하거나 타고 나지 않았더라도 내가 잘 할 수 있는 그 무엇을 찾으려는 노력은 해야만 한다.

마지막에 언급된 대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이다. 지금 내가 속한 이 정글 속에서 어떤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어떻게 맺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 관계를 통해서 발견된 나 자신을 키워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지 책을 읽어서 지식만 축적하고 마는게 아니라 행동하고 실천함으로써 내가 변해야 한다. 오늘 내가 행동하고 실천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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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믿다

NOW(現)/Books 2008.03.17 09:28
사랑을 믿다 - 10점
권여선 외 지음/문학사상사

2008년도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출간되었다. 서점에서 발견했을때 올해엔 과연 어떤 작품이 선정되었을지 몹시 궁금했다. 무섭게 올라가는 물가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라 차마 돈주고 살 수는 없어서 결국 서점에서 우뚝 서서 대상수상작만 읽어보았다. 물론 작품을 대하는 태도나 예의가 그리 좋지 않았던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다고 변명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대상수상작은 권여선의 사랑을 믿다라는 작품이었는데... 솔직히 기대했던 것보다는 실망이 컷다. 아마도 옛날 대학시절에 접했던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에 대한 일종의 기대감 때문이었는지 모르지만 이상문학상도 예전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심사위원들의 수준이 떨어졌다거나 그들의 제대로 심사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그들은 최선을 다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수상작가들 역시 그만한 실력을 갖춘 이들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좀 더 이상다운 작품을 기대했는데 그렇지 못해서 아쉬웠던 것 뿐이다. 그리고 어쩌면 나의 기대처럼 이상문학상 수상작이 이상다워야 한다는 것도 우스운 생각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뭏튼 사랑을 믿다라는 작품을 간단히 요약하면 얼마 전에 실연을 당해 아파하는 주인공이 예전에 좋아했던 여자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시면서 그 친구가 어떻게 실연의 아픔을 극복했는지를 듣고 자신도 실연의 아픔을 이겨낸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요약하면 이리도 간단한데도 내용을 읽어보면 아주 일상적이다. 정말 누구든지 친구를 만나서 술 한잔 하면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듯 하다. 어쩌면 그게 이 작품의 묘미인지도 모르겠다. 작가가 어떤 문체로 어떻게 표현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 것이 궁금했다면 아마도 심사위원들의 평을 읽어봤을텐데 그런 문학적인 이론 등으로 작품에 대한 느낌을 방해받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실연했을때 나는 그 아픔을 어떻게 극복했던가 잠깐 생각해보았다. 소설 속에서도 나오지만 모든 것을 잃어버린 기분 바로 그 자체였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런 기분에 매몰되어서 맡겨진 일들을 하지 못할 만큼 여유롭지는 못했다. 어쩌면 그런 아픔을 잊기 위해서 더 많이 일하고 더 부지런하게 살려고 애썼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런 아픔을 나눌 수 있었던 선후배와 동기들... 그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다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다. 술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술로 그런 아픔을 달래려는 생각은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술로는 달랠 수 없다는 것도 많이 봐왔고 들어왔기 때문에 나에게는 메리트가 없었다.

나는 작가가 사랑을 믿다라는 제목을 붙인 것에 대해서 몹시 궁금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했고 세상에 믿을 만한 사랑이 있는지 혹시 그런 이야기를 담은 건지 궁금해했다. 나는 실연당했을 때 이후로 사람의 사랑을 믿지 않기로 했었다. 오직 하나님의 사랑만 변치 않는다는 것을 그때서야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다.

짧은 소설 한 편이 내게 다시 아픈 옛추억을 떠올리게 했지만 덕분에 메말랐던 감수성은 되찾은 것 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다. 과연 봄이 오는가보다. 이번 주말에는 아내를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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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 10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밝은세상

정확하게 1년만인듯 하다. 기욤 뮈소의 구해줘를 읽은 때가...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도록 소설을 쓰는 작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올해 그의 최신작이 번역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다 읽게 되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과 등장인물이 과거-현재-미래를 뛰어 넘는 것 등은 구해줘와 비슷하지만 주인공이 달라서 인지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현재에서 과거로 가거나 과거에서 미래로 가는 것 등은 어쩌면 너무나도 식상한 주제가 될 수 있는데 그리고 논리적으로 풀어나가기가 쉽지 않은데 이 소설에서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미처 생각하지 못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주인공 늙은 엘리엇과 젊은 엘리엇, 그의 애인 일리나, 그리고 딸 앤지와 친구 매트 등 모든 등장인물들이 실존했던 것처럼 매우 생생하게 다가온다. 당장이라도 캘리포니아에 가면 그들을 만날 수 있을 것처럼 말이다.

과거의 젊은 엘리엇은 사랑하는 애인 일리나를 살리기 위해서 미래의 늙은 엘리엇은 사랑하는 딸 앤지를 살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엘리엇을 살리기 위한 친구 매트의 활약까지 지켜보면서 과연 나는 누구를 살리기 위해서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이 소설은 단순한 사랑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현재의 선택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행동들 하나가 미래에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넘어갈 때가 많다. 어떤 결과든 그 결과가 나오게 되는 원인이 있듯이 오늘 내가 미룬 작업, 공부 등으로 인해서 언젠가는 야근을 해야한다거나, 시험에 떨어질 수 있는 여지를 두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선택의 문제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어떤 것을 포기하느냐에 따라서 그 결과가 당장 눈앞에 보여지는 것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이제 두달 뒤엔 33살이 된다.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30년 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봐야 세살바기 갓난 아이에 불과하다. 하지만 단 10년 아니 5년 전만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래서 당시의 나를 만난다면 해주고 싶은 말과 돌이키고 싶은 일이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에 비하면 주인공 엘리엇은 진정 욕심이 없거나 모든 것을 초월한 사람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쩌면 나이가 들어 죽음을 앞에 두고 있을 때에는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저 사랑했던 여인만 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경지에 도달하려면 어느 정도 나이여야 할런지 말이다.

예쁜 처녀 옆에 앉아 있어 보라. 1분처럼 지나간다. 뜨거운 프라이팬 위에 1분간 앉아 있어 보라. 1시간 처럼 지나간다. 이게 바로 상대성이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우리에게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하기 때문이다. - 세네카

올 가을에도 읽고 싶은 책들이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그 중에서 단 한 권을 읽더라도 시간을 허비하는 책이 아닌 책들을 선별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는 후회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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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프로그래머 - 10점
임백준 지음/한빛미디어

임백준 님의 책 중에 가장 처음 접한 책이 누워서 읽는 알고리즘이었다. 모니터 앞에서 직접 코딩해보면서 확인해야만 알 수 있는 알고리즘을 그냥 머리 속에서 돌려 볼 수 있도록 만들어준 책이 아니었나 싶다. 어쨌든 임백준 님의 글은 읽기 시작하면 손을 뗄 수 없도록 만드는 신기한 재주가 있다.

이번에는 뉴욕의 프로그래머이다. 얼마 전에 뉴욕을 다녀와서 그런건지... 과연
뉴욕의 프로그래머는 어떨지 몹시 궁금하고 왠지 모를 기대감에 휩싸였다.

소설 형식을 빌어서 뉴욕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개발자들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내용이 절대로 가볍지가 않다. 프로그래머가 갖추어야 할 덕목들을 조목조목 가르쳐 주고 있다. 그리고 프로그래머들이 단순한 코더가 아니라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창조된 것을 아름답게 다듬어내는 예술가와 같은 존재임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나는 MS진영의 웹프로그래머이기 때문에 책 속의 주인공과는 조금은 다른 면이 없지 않아 있다. 더군다나 그는 뉴욕의 프로그래머이지만 나는 한국에서도 서울의 프로그래머이기 때문에 책 속의 주인공과는 엄청난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프로그램 개발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라는 나 자신을 향한 질문에 대해서 아직도 명확한 대답을 하지 못하는 나에게 이 책은 적지 않은 고민거리를 던져 주었다.

읽으면서 아! 이건 적어놔야 하는데... 밑줄 쫙 그어야 하는데... 하면서 읽었는데... 빨리 읽고 읽어야 할 다른 책들이 많아서 일단 접어두었다. 언제 또 다시 읽을 기회가 올런지 모르지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다시 돌아보고 싶을 때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제 입사한지 1년을 채워가는 신입사원에게 읽어보라고 빌려주었는데... 과연 그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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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함께한 가장 완벽한 하루 - 10점
데이비드 그레고리 지음, 서소울 옮김/김영사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 이후로 주인공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궁금했었다. 그런 독자들의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였을까? 아뭏튼 이 책, 예수와 함께한 가장 완벽한 하루에서 이전 주인공의 삶에 나타난 변화된 모습의 단편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갑작스런 변화는 일반인들에게서 찾아보기란 결코 쉽지 않다. 물론 예수님과 진정 저녁식사를 해보지 않아서 일수도 있고 예수님을 제대로 믿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부모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교회를 나갔던 사람들이나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 다니기 시작해서 일명 기독교 문화라고 불리는 환경 속에서 자라난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예수님을 믿고 나서 나타나는 변화는 그 정도나 시기면에서 사람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아뭏튼 예수님은 자신과의 저녁식사 후 변해버린 남편을 보면서 괴로워하는 아내에게 찾아가 하루동안 아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해주고 위로해주면서 자신과 하나님 아버지에 대해서 소개한다.

이 책을 통해서 많은 불신자들, 즉,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기독교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벗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이 이 책을 읽도록 만드는게 아닐까 싶다. 물론 읽는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고.. 어쨌든 요즘 많은 기독교인들이 본질에서 벗어난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 그런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기독교에 대해서 왜곡된 시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나의 30년 신앙생활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게 만든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나도 이런 책을 쓰게 되는 날이 왔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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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 - 10점
데이비드 그레고리 지음, 서소울 옮김/김영사

솔직히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는 예수님을 상품화해서 돈을 벌려는 책으로 생각하고 볼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뒤늦게야 그런 책이 아니란 것을 알고 이제 갓 교회에 나오기 시작한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면서 나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읽어보았다.

주인공이 초대되는 설정은 그닥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갑자기 날아온 초대장... 친구들의 장난일거라 여기면서 반신반의하지만 결국은 초대에 응하게 된다. 약간은 억지스런 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특별히 어떤 다른 방법이 떠오르는 건 아니다. 그냥 예수님의 저녁식사 초대가 좀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 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그분의 초대에 응하지 않는 것을 보면 예수님의 초대라는 게 그닥 매력적이지는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책을 읽다보니 새삼 처음 그분을 알게 되고 그분을 만났을 때가 떠올라서 한참을 울었다.
그분은 매일매일 저녁식사에 나를 초대하고 계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래 전부터 그 초대를 거절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언제까지 그분의 초대를 거절할 것인지..

책을 읽을 때나 읽고 나서의 감동은 지극히 한시적이다. 감동을 지속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깨달은 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그분의 저녁식사에 기꺼이 나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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