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다람쥐보다는 햄스터를 더 많이 키우는 것 같다. 워낙 다람쥐를 많이 잡아서 없기도 하고 햄스터가 번식력이 좋아 키우는데 부담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작은 동물이라도, 키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키우다가 병들거나 죽기라도 하면, 보통 골치 아픈 일이 아니다. 아마도 그래서 동물이든 식물이든 키우는 것이 싫은 건지도 모르겠다. 내 몸 뚱아리, 내 가족만 건사하는 것도 벅차고 벅찬데 반려 동물까지 신경 쓸 여유는 없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는 다람쥐 쳇바퀴와 같은 인생을 무기징역수와 같은 삶으로 비유한다. 매일 아침이면 어쩔 수 없이 지옥철을 타고 회사에 출근해서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야만 하는 현실, 그렇게 5년, 10년, 20년을 살다가 언젠가는 회사에서 쓸모 없는 존재로 평가받고 퇴출 당하는 삶… 물론 비약이 심한지도 모르겠으나 그리 크게 다르지 않은 게 우리의 인생이 아닌가 싶다.

외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와서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온몸이 부서져라 일을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면서, 저렇게 고생해서 본국의 가족들에게 얼마나 보내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문득 해보게 된다. 그저 몸만 누울 공간 밖에는 없는 좁아 터진 고시원이면 그나마 잘 사는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들 여러 명이 모여서 사는 곳에서 지내는 사람들은 하루하루가 지옥같진 않을까. 그런 그들에 비하면 수천만원 내지는 억대의 전세 대출 빚을 지고 그나마 넓은 집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싶다.

아무리 좋은 상황이나 형편 속에서도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도저히 행복해 할 수 없는 상황이나 형편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숙연해 질 수 밖에 없다. 우리의 삶은 결코 다람쥐나 햄스터와 비교될 수는 없다. 아무리 인생이 쳇바퀴를 돌리듯이 반복되고 돌고 도는 것 같아도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나름의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어제도 했고, 그저께도, 지난 주, 지난 달, 작년에도 했던 일을 지금도 똑같이 하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나쁘거나 잘못된 것이라고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비록 작년에 했던 일, 어제 했던 일을 오늘 또 하고 있지만, 작년과 어제의 나는 이미 과거의 내가 했던 것이고, 오늘, 지금의 내가 하는 것이다. 작년이나 어제보다는 더 잘 할 수 있고, 좀 더 색다르게 할 수도 있다.

더이상 나의 하루하루 새롭고 고귀한 인생을 다람쥐나 햄스터의 쳇바퀴나 무기징역수에 비교하지 말자. 아무리 상황이 엿같고 지옥같아도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내 의지와 노력으로 상황이나 형편을 바꿀 수 없다고 하더라도 상황이나 형편에 의해 내가 흔들리지 않으면 된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가족이 있음에 감사하자.

2018.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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