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누구나 착한 사람, 좋은 사람이고 싶지만, 바보처럼 항상 손해보는 착하고 좋은 사람은 되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착하고 좋은 사람이 된다고 모두 다 굶는 것은 아니고 모든 사람에게 착하고 좋은 사람이 될 수도 없다. 과연 어느 정도의 관계까지 착하고 좋은 사람이어야 하는 걸까? 적어도 매일 또는 매주 정기적으로 만나고 부딪히는 사람들에게는 착하고 좋은 사람이고 싶은, 그래서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만나더라도 피하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고 싶은데 그게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종종 있긴 하지만, 드라마 <나의 아저씨>처럼 매 회마다 눈물을 흘렸던 드라마는 내 기억에는 없는 듯 하다. 현실이 아닌 드라마이기에 그럴싸하게 꾸며놓은 것이기에 그냥 거기에 감정적으로 휩쓸린 것이겠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지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드라마 속의 배우들이 연기하는 작중 인물처럼 힘들고 외롭고 괴롭기 때문에 일종의 위로와 공감을 받았기 때문은 아니었나 싶다.

나에게도 그런 삼형제와 후계동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내 아픔, 슬픔, 외로움 등을 나 혼자만 짊어지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같이 공감해주고 위로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정말 축복이 아닌가 싶다. 내가 먼저 그런 사람들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근데 그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감당할 수 있고 감당하면 되는 것이다. 굳이 욕심 낼 필요도 없다.

나에게도 슬리퍼를 선물해주는 부하직원이 있었으면 좋겠고, 슬리퍼를 선물 받을 만큼 좋은 상사이면 좋겠다. 비록 폭력과 음주, 그리고 윤회 사상과 불교 세계관 등 거슬리는 부분이 전혀 없지는 않았으나, 그 모든 것들이 내가 살고 있는 현실 속의 사람들의 삶 깊숙이 들어와 있는 부분임을 부인할 수 없다. 드라마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지만, 현실에서도 그런 따뜻함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소식을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내가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201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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