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휴대폰에 카톡과 문자가 빗발까지는 아니고 가뭄에 콩나듯 온다. 평소에 연락없던 사람들이 생일 축하한다고 연락을 보내온다. 일일이 답변하기 귀찮아서 점심 때 한번, 저녁 때 한번 답례하려고 한다.

몇년 전부터 SNS 등에 생일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한 이유는 정말 기억하고자, 축하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기억되고 싶은 이유였다. 내가 세상에 존재하게 된 것에 대해서 축하 받는 것인데 뭐 그리 가려서 받을 필요가 있느냐고 무조건 받으면 좋은 거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겠다만, 나도 남들에게 그러고 싶지 않은 것처럼 그저 형식적인 축하는 그닥 반갑지가 않기 때문이다.

진심은 다르다. 진심은 바쁘다는 핑계를 대지 않는다. 상대방을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상대방의 생일이나 기념일을 챙기는 것이 기본이다. 일일이 기억하기 어려운 것들을 어떤 시스템에 의해서 기억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굳이 기억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에게 내 기념일을 알려서 축하를 받고싶지는 않은 것이다. 진심으로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에게만 받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그런 그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 이상은 솔직히 벅차다.

더 많은 사람들을 품으면 좋겠지만, 저마다 깜냥이 다른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가족만으로도 벅찬 사람이 있고, 자기 자신만 챙기기에도 벅찬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어보고자 굳이 축하하는 마음도 없는데 가식적이고 형식적인 축하를 한들 상대방은 알 것이다. 그것이 진심인지 아닌지...

생일에 왠 진심 타령인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생일을 맞이해서 글을 쓴다는 것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 간 것 같다. 오늘 하루도 바로 지금,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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